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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군 Apr 22. 2016

그날 이후 무엇이 변했나.

세월호 2주기

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다. 시급한 현안문제다.


 2014년 4월 16일에 나는 강서구 발산동에 있는 감자탕 집에서 뼈해장국을 먹으며 세월호 사고를 접했고 전원구조 됐다는 뉴스를 봤던 것 같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여전히 세월호는 바닷속에, 거리엔 사람들이 있다.

언젠가 전철이 갑자기 덜컹하고 멈춘 적이 있다. 잠시 운행에 문제가 생겼으나 별일 없다는 방송이 나왔다. 그리곤 나는 세월호를 떠올렸다. 얼마전에는 친척누나 결혼식에서 샤방샤방을 축가로 불렀다. 친척들이랑 밥을 먹다 문득 세월호가 떠올랐다. 누군가가 우리는 그날 세월호에 타있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우연히 살아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말 그렇다. 세월호 이후로 나는 달라졌지만 이 곳은 달라진 것이 없다.  


 언젠가 나는 죽겠지만 죽임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여전히 세월호를 말한다. 말해야 한다. 언젠가 세월호 유족들이 마음껏 슬퍼할 수 있을 때까지. 더이상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선거운동을 하는데 자신들을 숨기지 않아도 될 때까지. 그리고 나도 세월호 관련 기사나 글을 볼 때 더이상 울컥하지 않을 때까지. 만약에 그런 날이 온다면, 그때는 분명히 많은 것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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