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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군 Aug 31. 2015

서른, 스물 하나

이장혁 - 스무살



이상하게도 이 곡을 들으면 2006년에 살았던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원의 투룸 반지하방이 생각난다. 그때 나는 스물 한살 이었다. 2005년에 살았던 옥탑방에 질리기도 했고 투룸에 월세 20만원이라는 조건도 매우 솔깃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돌이켜보면 자고 일어나보니 세탁기 수도가 터져서 수업 빠지고 물을 퍼냈다거나, 옷이나 베게를 포함한 집안의 모든 곳에 곰팡이가 피어서 멘붕이 왔다거나, 내가 상처받는게 두려워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내 안으로 숨던 시절이었다.  


어쩌면 나에게 <스무살>이라는 곡이 소중한건, 저 말도 안되는 반지하방에서 살던 당시에 잠드는걸 미루고 미루다가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는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오는걸 보고 잠든 때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곡을 들을 때마다 그때의 지랄맞은 내가 떠오른다. 물론 당시에 내가 살던 집만큼이나 나 자신도 지랄맞던 시기가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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