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최선이고 좋은 삶을 살아내고 싶다.
그렇기에 매 순간 무엇이 선일까, 또 어떤 게 좋은 삶일까라고 궁리하며 살아간다.
끊임없이 고민하기에 때때로 선에 대한 정의, 그리고 좋은 삶에 대한 정의가 바뀌고는 하지만.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명쾌한 일이 때로는 꼭 삶으로 나타나지만은 않는다.
누군가가 나를 상처주기 위한 말을 해도 가볍게 튕겨내야지, 그렇게 내 품위를 지켜내야지 마음을 먹으면서도, 누군가의 무례함이 속이 상하고 화가 난다.
속이 부글거려 내게 무례했던 사람에게 톡 쏘아주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 주변을 돌아보면, 모두들 최선이고 뭐고 본인들의 감정과 본능에 충실하게, 편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만 이렇게 선을 위한답시고 아등바등 발버둥 치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은 사실 그렇게 품위 있지도, 선할 수도 없는데 내가 너무 높고 이룰 수 없는 이상을 그리며 살고 있는 걸까?
내가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고 있나.
막상 삶을 살아내는 실력은 형편없으면서, 나는 말로만 선한 삶을 살겠다고 나불거리는 건가.
막상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오히려 고민을 거듭하는 나보다 더 선한 삶을 살고 있는 거 같기도 한데.
오만가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치고 또 내 이상과 행동의 괴리를 뼈저리게 느끼고 나면 그저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이 몰려온다.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고, 그 순간이 지나면 쉽게 털어버리는 그런 가벼워 보이고 깊지 않은 삶.
무겁거나 버거워 보이지 않는 삶.
인간은 원래 별로고, 나도 인간이기에 별다른 이상을 꿈꾸지 않고 기대하지 않으며 그저 그런 삶에도 만족하며 사는 삶.
인간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기에 상처 주고 또 상처받는 게 당연한 삶이다.
나는 그 마음이 도통 잘 놓아지지가 않는데.
그도 그 나름대로의 발버둥이 있겠지만, 때로는 이런 마인드가 부럽다.
이렇게 단순하게 삶을 정돈된 채로 유지시키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무엇이 낫고, 무엇이 맞을까는 결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한 가지는, 내 마음속에서 매 순간 최고의 선한 것을 선택하고 싶다는 갈망은 쉬이 없어지지 않으리라는 것.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 갈망과 막상 내가 삶을 살아내는 실력과의 괴리 속에서 끊임없이 자괴감을 느끼겠지.
끊이지 않는 발버둥을 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