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터넷에서 귀여운 글을 보고나서,
과거의 스스로가 우스운 기분이 들어
그에 대한 얘기를 좀 나눠보고자 합니다.
무슨 글이냐면, 스무 살이 된 어린 친구가
자신보다 더 어린 친구들에게 조언하는 글이었는데.
‘늦기 전에 효도해라’, ‘아직은 실컷 놀 나이다’ 같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들이었죠.
글을 읽으며 피식 웃음이 났는데,
‘어린 친구가 뭘 얼마나 안다고 벌써부터 인생을 논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문득 ‘나도 저 나이 때는 저랬지’ 하는 아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정확히 열네 살 때, 세상 모든 것을 아는 듯 의기양양했는데,
그때는 진심으로 우리 부모님이 저만큼 총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 조금과 읽은 책 몇 권이 마치 세상의 전부인 양 느껴졌고,
어른들의 말씀은 낡고 케케묵은 잔소리로만 여겼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세상의 전부이고, 내가 아는 것이 진리라고 굳게 믿었던 시절.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다 화끈거립니다.
스무 살이 넘어서는 또 다른 ‘앎’의 착각에 빠졌는데,
갓 어른의 문턱을 넘어서며 맛본 작은 자유와 경험들이
세상을 다 이해한 듯한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앞서 본 인터넷 글의 어린 친구처럼,
저 역시 몇 년 먼저 경험한 것들을
마치 대단한 깨달음인 양 떠들고 싶어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사실 아주 좁은 우물 안에서 올려다본 하늘에 불과했을 것인데도.
시간이 흐를수록 이전과는 또 다른 풍경이 보이는데,
예전에는 확신에 차서 ‘안다’고 말했던 것들이 하나둘 빛을 잃고,
그 자리에 새로운 물음표들이 떠오릅니다.
분명히 안다고 생각했던 문제의 답이 흐릿해지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가치들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하나를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서면 양파처럼 그 안에 또 다른 모름이 숨어있던거죠.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
어쩌면 그것이 ‘앎’의 본질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경험이 쌓이고 시야가 넓어질수록,
내가 아는 세계보다 모르는 세계가 훨씬 더 광대하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안다’고 자신하는 것들조차,
십 년, 이십 년 뒤에 돌아보면
얼마나 어리고 미숙한 생각이었을지 모른다는 겸손한 두려움이 생깁니다.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 ‘안다’는 것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알아가는 여정 그 자체인 것 같기도 합니다.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인 이 어설픈 삶 속에서,
어제보다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들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신 적이 있다면,
지혜를 나눠주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