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눈을 뜬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작은 알에서 깨어나 처음 마주하는 세상이 차갑고 맑은 강물이라면.
아마 연어 새끼들은 그렇게 시작할 테다.
아직은 연약하기 짝이 없는 몸으로, 본능처럼 바다를 향해 헤엄쳐 나가는 그 작은 생명들.
그 여정에는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여 있을까.
끝없이 펼쳐진 푸른 막막함, 그리고 언제 덮칠지 모르는 날카로운 이빨들.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연어는 먼 바다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
살기 위해 먹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며,
그 넓고 깊은 물속에서 외로움과 싸웠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플랑크톤을 보며 고향 강가의 풀냄새를 그리워했을지도.
그러다 어느 날,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부름을 듣는다.
‘돌아가야 한다’는. 마치 오래전 잊고 지냈던 약속처럼,
그 목소리는 연어를 태어난 곳으로 향하게 한다.
바다에서 강으로, 그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일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고행일 테다.
살을 에는 물살, 앞을 가로막는 폭포, 그리고 온몸을 할퀴는 날카로운 바위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온몸의 근육은 비명을 지르겠지만, 멈추지 않는다.
그 작은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생각, ‘고향으로’라는 간절함만이 가득할 것이다.
그렇게 돌아온 강가에서, 연어는 마지막 해야할 일을 마친다.
평생을 품어왔던 가장 소중한 것을 세상에 내어놓는 순간.
화려했던 비늘은 빛을 잃고, 강인했던 몸은 힘없이 스러져 간다.
하지만 그 눈빛에는 슬픔보다 어떤 깊은 평화가 담겨 있을 것만 같다.
마침내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는 안도감,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지켜보는 뿌듯함 같은 것.
그들의 마지막 숨결은 차가운 강물에 녹아들어,
새로 태어날 작은 생명들에게 조용한 축복을 건넬 것이다.
돌아온다는 것, 모든 것을 내어주고 떠나간다는 것.
삶이라는 거대한 강물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돌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지,
무엇을 남기고 떠나가야 하는지 가만히 되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