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지 않는다는 건 고민이 역치 아래로 내려갔다는 말. 적정선의 편안함을 찾았다는 말인데, 왠지 힘들던 그 시간들 속에 허우적거리던, 그래서 한 줄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존재를 견딜 수 없던 내가, 그때의 모습이 그립게도 느껴지는 것 같아.
물론 또 찾아오면 또다시 힘들어할 나이지만,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어 할 테지만, 그래도 그것도 삶이고 또 힘듦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
포기하고 주워 담고, 또 버리고 다시 새로 주워 담고, 싫은데 계속 들고 있지 않는 나라서 다행이야. 세상 다 꺼지라고 소리칠 수 있는 나라서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