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인가 9년인가, 겨울이었나, 가물가물. 벌써 10년도 훌쩍 더 넘은 어설프고 꿈 많았던 때. 치기 어린 마음으로 연결해놓은 끈이 이토록 질길 줄은 그땐 몰랐지. 별것 아닌 일에 여전히 흔들리는 하루를 보낸 서른의 끝자락. 아직도 어설프네. 노란 주황색 등이 맘에 들어 온종일 틀어놓은 월요일. 흰색 등은 어쩐지 맘에 안 들어. 차라리 어두운 게 낫지.
세레머니 옥상달빛! 팡파레 다비치! 검정치마의 새 앨범 발매를 이제야 봤네! 8년 된 아이폰을 지원해주는 음악 앱은 지니 하나뿐. 짧고 긴 출퇴근길을 위해 음악을 준비해두는 건 필수!
곧 출근이지만 스무녘 그 새벽들처럼, 어쩐지 괜히 잠들고 싶지 않은 새벽 한 시. 여전히 유선 이어폰만 고집하는, 이젠 낡아버린 나만큼 먼지 낀, 손에 쥔 것 하나 없었지만, 그래도 켜켜이 둘러싸인 책, 도서관, 얇은 창 사이 들어오는 햇빛,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벅차게 행복했던 시간. 유일하게 진실했던 꿈은 내 이름을 가진 도서관을 만들고 그곳에서 책과 함께 늙어가는 것이었더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