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시간이 흐를수록 식사는 줄어들고 해가 떠있을 땐 커피가, 해가 진 후엔 술이 그 자리를 대신해가고 있는 것 같다. 무언가 단단히 틀어져 버렸는데 분기점을 지난 지 상당힌 시간이 흘러 돌아가려면 그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일상은 만족스럽지 않고 무언가 빠져있는 듯 허무함만이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 아니 시대가 아니라 나만이 지나고 있는 시기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싶다. 목마름은 해소되는 듯하다가도 다시금 금세 목이 타 또 다른 오아시스를 찾아 헤맨다. 담수인 줄 알고 마신 물은 모두 해수가 되어 갈증을 늘리기만 한다. 사막 한가운데에는 표지판이 없다. 이대로 해수로 버티타 죽는 것이 다음을 찾아 헤매다 죽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나 스스로가 비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지금을 유일하게 숨 쉬게 하는 것은 상상뿐, 무엇도 아무것도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