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가던 열차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의심 없이 멍 때리던 사고에 불이나 부랴부랴 찾아본 다음역. 처음 들어본 지명이지만 일단 다시 목적지를 갈 수 있는 환승역이라 내려본다.
이건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 고즈넉한 소도시에 기차라곤 1시간에 한 대씩 오는 무인역. 고요함. 햇볕. 어쩐지 햇볕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고요함. 이런 평화로움을 내내 바라온 것임을 분명히 깨닫는다. 의도치 않은 실수가 남겨준 뚜렷한 행복. 어쩐지 교훈을 얻은 것 같은 한여름 인적 드문 어느 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