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되는 것들을 위하여

by Hache

애써 붙잡지 않으면 날아가버리는 것들이 있다. 연 초 샀던 일기장이라던지. 한낮의 봄 햇살이라던지. 해 질 녘 고속도로 틈새로 조그맣게 보이는 파스텔 노을이라던지. 뭐, 그런 것들. 당장 여섯 시간 후에 일어나야 하지만 자정을 맞이한 이 시간에 글을 쓰는 일도 애써 붙잡아야 간신히 곁에 머물겠지. 잊지 않았지만 스르륵 잊혀가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에도 무덤덤해지는 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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