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결혼에 관하여 2

비 이성을 넘어 합리와 과학의 세계로

by Hache

많은 세월을 공부하고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해본 바에 따르면, 내가 보기에 프랑스의 방식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이다. 그런데 왜 세계 10위권의 경제국가라고 자뻑하고있는 한국이 아직까지 결혼 이상의 제도적 장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한국과 서구사회의 과학 역사를 들춰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과학은 실험을 통한 이론의 끊임없는 반증 과정이다. 과학은 무언가 하던 일에 의심이 생기면 실험, 혹은 경험해보고 결과를 본 후 자신의 예상에 확신, 혹은 의심을 갖고 일을 진행, 변경해 나간다. 이런 과학적 방법은 인간이 합리적 사고를 하게 만드는 가장 기본이 되는 논리 전개 방식인 '3단 논법' 그 자체이며, 이 논리는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기원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부터 끊임없이 사용되어져 왔다. 물론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논리적이진 않았다.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한때가 16세기, 사람의 이성보다는 종교(라고 부르고 공포, 광기, 비논리, 집단최면이라 읽는)로 유럽을 지배하던 가톨릭의 먹구름을 뚫고 실증과 논리의 세계가 펼쳐진 것이 바로 이때이다. 과학혁명, 르네상스, 모두 이 시기를 대표하는 단어이며 인간 본연의 판단력과 자유의지를 존중하자는 움직임이 만개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 21세기 초, 과학은 이제 우주의 시작과 끝을 수학적으로 예견할 정도로 발달했고 서구사회는 최소 500년을 과학에 노출되어 누리며 살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했던가?


조선의 붕괴가 19세기 말, 일본에 의해 서구의 과학을 들여오기 시작했으니 과학에 노출된지는 100년이 조금 넘은 것이며, 전국민적인 (사상 주입이 아닌) 교육이 제대로 된지는 1990년도쯤부터이니 고작해야 20년이다. 1990년 이전까지 한국은 친일독재세력이 남북의 냉전을 이용하여 공포와 비논리, 언론장악을 통해 지배해왔던 시대이므로 교육이라기보다는 사상 주입이다. 조선시대 역시 왕권과 양반층의 사상화, 이념화에 의한 민중 지배였고 교육은 아주 일부의 특권층에만 이루어졌었다. 그러니 쓸데없는 이념과 사상 주입에 농락되지 않고 스스로의 뇌를 충분히 활용하여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한국인이 양산된 것이 고작 20년이란 말이다(요즘 학생들을 보면 아주 논리적이고 말을 잘해 반박할 수가 없어 심지어 화가 난다. 서구권 국가가 이성과 논리의 세계로 나가기 위해 종교라는 1000년여에 걸친 감기를 앓고 이후 500여 년에 걸쳐 찬란한 인류 지성의 꽃을 피운 것에 비하면 한국은 아직 이 모양인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결혼만이 절대적인 성인남녀를 위한 제도이며 동거란 단어는 조선 예법에 따라 쳐 죽일 놈이 된다는 흑백논리의 단순함은 1900년을 사상 지배당해온 동양의 작은 반도 사람들이 벗어나기에는 아직 촘촘하고 깊은 그물일 것이다. 남녀가 아닌 두 '인격체'의 사회연대 계약을 입에 올린다면? 기성세대에게 '악마에 씌었다'는 말을 듣을지도 모른다. 이 사회에 이혼율이 왜 이리 높으며 불행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지, 그렇다면 이 제도는 어떻게 변화되고 확장되어야 하는지, 경험과 논리에 의해 생각하고 넓은 세계를 바라보며 그 변화를 계획해 나가는 것은 그러므로 오로지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의 업이 된 것 같다.


바야흐로 21세기, '세계화 시대'는 이미 구닥다리 단어고 이젠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의 시대이다. 인간의 자리를 넘보는 로봇의 세상이 곧 다가온다. 좀 더 빠르게 한국도 이성의 세계로 들어가 논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사회 보장제도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은 대안 결혼문화를 정착해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맞는 다양한 생활양식이 제공되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