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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하는 삶의 위험성

by 자유 창조

나치 친위대 중령으로 유대인 대학살에 주도적 역할을 한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Otto Adolf Eichmann)은 악마와 같은 모습이 아니라 실제로는 왜소한 체격에 평범한 외모였다. 1960년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방청한 미국의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이런 그의 모습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에 기록했다.

한나 아렌트는 악이라는 것이 무언가 특별한 것이라는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단숨에 깨부수고 악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했었던 연쇄살인마가 체포되어 카메라에 비치는 순간 그의 평범한 외모에 놀랐던 것처럼 실제로 아이히만은 유대인들의 증오가 아니라 나치 정권 하에서 출세를 위해 그런 잔인한 행동을 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와 같은 보통의 시민들도 아이히만 같은 악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 그의 말대로라면 가능하다.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대다수의 시민들도 나치 정권과 같은 잘못된 시스템 하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시스템하에서 생활하지만 정작 그 시스템이 잘못된 것은 없는지에 대한 생각은 게을리한다. 하지만 우리는 늘 비판적 사고를 해야 하며 우리를 통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을 늘 감시해야 한다. 그런 주체의식이 없다면 그들은 국민들이 아닌 일부의 기득권들을 위한 잘못된 정책을 시행하고 옳은 것이라고 국민들을 세뇌할 것이다. 그래서 모든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기를 멈추고, 시스템하에서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지 말고 항상 시스템을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자. 더 좋은 시스템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지 말자.



잊지 마세요. 오늘도 당신은 향기로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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