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연 장편소설 "홍학의 자리"는 주인공 김준후가 아내 영주, 제자 다현과의 관계에서 본인의 욕망과 상처 그리고 치유를 그리는 이야기다. 주인공 김준후는 새로운 부임지를 통해 과거의 사건과 상처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이 소설은 관계 형성 과정에서 오는 수많은 갈등과 인간의 욕망, 결국은 안정적인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 인간의 본성을 그려낸다.
어쩌면 인간은 모두 각자 상처의 기억을 가슴에 안고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미래에는 지금도 과거의 상처가 될지 영광으로 남을지는 기억의 편집 과정을 통해 그려질 것이다. 그 기억의 편집은 결국 누구의 의지가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가능할 것이다. 수많은 기억과 지금의 삶은 어쩌면 인생이라는 영화 한 편에 스토리들인데 편집을 어떻게 하는 냐에 따라 흥행이 되거나 알려지지 않는 평범한 스토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 속에서 도덕적으로 선택하면 안 되는 상황 속으로 주인공을 깊숙이 몰아놓고 인간의 본능을 적나라하게 그린다. 결국 작가의 후기에서도 표현했듯이 주인공은 다현과의 관계에서도 자신의 본능을 투영하지만 결국 자신이 돌아가야 할 자리, 원래의 자리를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했다.
자신의 삶이 혼란스러운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비단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수많은 선택과 과정 속에 인간은 늘 혼란스럽고 복잡한 마음속에서 혼란을 겪는다. 결국 대다수의 인간은 본래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 가야 할 자리를 찾아가고자 갈등 속에서도 고민하고 선택하는 게 아닐까?
소설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양한 상황 설정과 인간관계, 마지막 깜짝 반전을 통해 독자의 흥미를 잃지 않게 스토리를 이어간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니 아직 읽어보지 않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잊지 마세요. 오늘도 당신은 향기로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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