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lso just a girl, standing in front of a boy, asking him to love her." 영화 노팅힐(1999년작)에서 안나스콧이 윌리엄 태커에게 한 명대사이다. 영화 '노팅힐'은 헐리우드 최고 스타인 안나 스콧(줄리아 로버츠)이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가 운영하는 런던의 여행전문 서점에 우연히 들르면서 사랑에 빠지는 영화이다.
휴일 아침, TV가 없는 우리 집에서 갑자기 영화 한 편이 보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극장을 갈까 잠시 생각을 해봤지만 요즘 영화에 대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검색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우리 집의 유일한 OTT인 쿠팡 플레이를 이용해 선택한 영화가 노팅힐이다. 나의 소중한 20대 시절에 봤던 영화 중에 하나인데 포스터를 보자마자 자연스레 선택하게 되었다.
이런 게 영국식 유머인가? 보는 내내 많이도 웃고 진지하게 대화를 들으면서 좋은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다시 봐도 감동을 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안나 스콧을 통해 느꼈고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을 윌리엄 태커를 통해 느끼게 해주는 영화이다.
영화 장면 중에 특히 내가 공감 가는 장면은 안나 스콧의 오해로 뜻하지 않게 둘 사이가 잠시 멀어진 시기였다. 윌리엄 태커가 노팅힐 거리를 걷는데 같은 옷으로 1년의 계절 변화를 연속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마치 시간은 계속 흘러가도 안나 스콧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윌리엄 태커의 같은 옷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감독이 정확히 무슨 의도로 그 장면을 만들었는지는 모른다.
중년 이상의 나이가 있는 분들은 아마 대부분 관람했겠지만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줄리아 로버츠의 사랑스러운 미소와 휴 그랜트의 자연스럽고도 사랑스러운 어색한 표정은 덤이다.
잊지 마세요. 오늘도 당신은 향기로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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