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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위로 Jun 19. 2022

Day 19: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간만에 연애를 주제로 지인과 대화를 나눴다. 왜 연애를 하지 않는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등.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나이가 드니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방법이 딱히 없고, 마음에 드는 사람도 없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호리호리한 체격을 좋아한다. 결혼은 마흔 전에 하고 싶지만 출산 생각은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문득 떠오른 생각.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20대 때는 무서울 게 없었다. 마음에 들면 어떻게든 표현했고, 상대방이 나를 거절할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적었다. 거절하면 어때! 그래도 내 마음을 고백했으니 되었지, 하고 훌훌 털어낼 자신이 있었다. 거절당하는 경우도 사실 드물었다. 바야흐로 사랑하기 좋은, 연애의 계절이었다. 여러 사람을 만났고, 진심으로 사랑했고, 하여 가끔 상처받기도 했지만 결코 불행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30대에 접어든 지금, 연애가 더 어렵다. 아주 오래 연애를 쉬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어떤 건지, 어떻게 마음을 촌스럽지 않게 표현할 수 있는지, 어떤 말로 연애를 시작하는 게 좋을지 모르는 것, 고민할 것투성이다. 어디서 누구에게 배울 수도, 정답도 없으니 대략 난감하다. 무엇보다 내가 연애를 하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 하여 알콩달콩 잘 연애하고 있는 이들을 보면 이제는 신기하다. 연애의 끝에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에게는 경외심마저 든다.


이런 나, 올해가 끝나기 전에는 연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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