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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seek한 주디 Mar 06. 2019

먹어봤어야, 맛을 알지!

Erasmus food lab-after cooking class-참가기

최근 "네덜란드-비빔 식탁" 프로젝트 미팅에서 누군가 던진 화두.

"김치 없이 김치찌개 끓여봤어요?"

해보지는 않았는데, 될 것 같았다.

(초고추장은 핫소스에 케첩을 섞으면 비슷한 뉘앙스가 나온다)


상상으로 만들어본다.

사우어 크라스트(양배추 절임)와 색을 위해서라면 파프리카 가루, 매운맛을 위해서라면 페페론치노, 새콤한 맛을 더 강조하기 위해 식초, 설탕 그리고 피시 소소 혹은 액젓, 마늘, 생강등의 향신료.. 그리고 돼지고기 혹은 참치캔.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현지에서 오래 거주한 유학생이 내 상상대로 가끔 만들어먹었다고 한다.


나는 왜 상상으로 김치 없는 김치찌개를 완성할 수 있었는가?

김치찌개의 맛의 뉘앙스를 "빨간, 발효되어 익은 맛, 묵직한 시큼함과 살짝 단맛, 참치캔의 인스턴트 한 맛 혹은 돼지고기의 묵직한 육수 맛"등으로 이미 머릿속에 정의하고 있었던 덕분에, 이런 뉘앙스 표현이 가능한 식재료들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음식을 만들고, 식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는 "경험치, 기대치"가 무척 중요하다.

"엄마손맛"도 개인의 100% 경험치라고 볼수있다.


주제-Erasmus Food Lab-after school cooking class 참가하기

# EFL, 로고가 인상적 #푸드 비지니스 영역도 고민해 보자


지속 가능한 식품산업, 문화를 알리고자 진행 중인 에라스무스 푸드랩의 최근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채식, 저탄소, 로컬푸드, 음식물 쓰레기 감소 등을 알리고 이를 주제로 매주 요리를 해서, 먹는 일종의 참여 프로젝트이다.

페이스북에서 신청, 당일 주어지는 미션을 받아 요리를 만들고, 참가자들과 같이 먹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비용은 5유로이며, 강의나 토론이 추가되는 등의 테마에 따라 가격은 조금 더 비싸기도 하다.


내가 참가한 날의 주제는 local organic food를 이용한 비건 요리로 수프, 샐러드, 파스타 3가지, 나는 어쩌다 보니(혼자 참가해서) 샐러드 드레싱을 맡게 되었다.


 샐러드 소스는 기껏해야 발사믹이나 인스턴트 바질 소스 등만 사용해봤지, 오늘의 주제인 "레몬 진저 드레싱"은 처음 만들어보는 맛이다. 레몬 진저 티라면 모를까..


오늘 샐러드의 생명은 내손에..

레몬과 생강 페이스트, 올리브 오일, 꿀, 소금 등의 재료를 받았고, 새콤하면서 생강 맛이 아주 살짝 있는 소스로 완전 맛있는, 유럽 대학생들을 기절시켜 주리라!

(한국에서 본인이 기획, 개발한 "핫초코 진저맛"의 흥행 참패의 쓴 경험이 있어 생강 맛에 대한 성공 욕구는 항상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핫초코 진저 정말 맛있습니다.)

새콤하면, 달콤해야 할 것 같고, 짠맛도 있어야 할 것 같고 등등의 과정을 거쳐 드레싱은 완성되었다.

레몬 진저 드레싱 " 난 소금을 넣었다구요..."


모든 요리가 끝나고, 같이 먹는 자리에서 그들은 모두 "샐러드에 소금"을 찾는 것이었다.

샐러드는 "상큼하면 되는 거 아냐?"라는 나의 생각은 완전 빗나갔다.

우리가 김치를 먹듯, 그들도 샐러드의 짠맛은 무척 중요했던 요소인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브런치 카페에서 먹던 샐러드는 빵과 함께 먹기 위한 것이었고,

오늘은 파스닙 수프(단맛이 있는), 브로콜리 파스타(밋밋한 맛)와 함께 먹어야 하는 샐러드이므로 상큼함도 중요하지만 약간의 짠맛이 중요 요소였던 것이다.

이렇듯 먹어보지 못한 맛의 상상, 조합은 어려웠다.(핑계라면 제품 개발처럼 배합비를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메뉴의 완성,   # 조리과정이 간단한 한식 메뉴를 이곳에 제안해볼 계획이다.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고 맛을 아는~~(올드보이들만 아는 CM입니다.)

정말 저 CM송을 만든 사람은 작사가가 아니라 개발자임에 틀림없다!

유럽의 다양한 식문화를 여행자가 아닌 현지인의 시각에서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깨달아본다. 회사원일 때 샘플로 더 많이 먹으러 다니지 못한 것이 갑자기 후회가 된다.


부가적으로

먹는다, 건강하게 먹는다, 지속가능함을 생각하며 먹는다.

캠퍼스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빨리 먹고 공부하는것에만 익숙한 학생들에게 평생 먹어야 하는 것, 음식을 주제로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수있는 플랫폼이 캠퍼스내에 있다는것이 굉장히 부러울 뿐이다.

이런 학교에서 공부해보고 싶다. 영어공부를 시작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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