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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seek한 주디 May 17. 2019

사진빨에 현혹된 먹는 이야기

파인애플맛이 난다는 하얀 딸기 파인베리,    칼라풀 꽃 햄버거

메뉴가 나오면 사진부터 찍는 인싸들과의 식사가 불편하신가요? 

맛 먼저 보고싶은 사람은 어디 없나요? (없는 것 같습니다)


봄은"핑크, 벚꽃, 딸기" 여름에는 "블루, 상큼, 망고, 수박" 등 해마다 나오는 공식에 매년 추가되는 시대적 유행 요소들이 가미되어, 매년 출시되는 신제품의 종류는 한국을 따라갈 나라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나라 사랑이 샘솟을 것 같은 벚꽃에서 탈피한 무궁화 음료도 출시가 되었다는 소식도 있고, 유럽은 새싹을 연상케 하는 말차를 봄 소재로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식품업계 왜 이런 트렌드에 민감할까요?

외관, 시각적 요소는 먹기 전 기대감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로, 

우리는 식품 디자인의 시대, "맛과 외관을 디자인"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빨 잘 받는, 맛있어 보이는 식품에 현혹된 seek食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진 빨 안 받는, 맛없어 보이는

시장을 지나다가 만난, 하얀 딸기(파인베리)입니다.


빨간 딸기,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 칼라풀한 베리류 사이에 나타난 하얀딸기, 어디선가 들어는 보았지만..

실물을 보니 빨간 딸기씨가 너무 도드라지며, 하얀색상이 덜 익은 딸기의 뉘앙스를 풍기며 식감이 확 사라지는 효과를 경험하게 됩니다. 

반전으로 내부는 혹시 빨간색이 아닐까?했지만,  결과는 순백색


이건 소비자들이 무서워하는 GMO도 아니고, 포메이토 같은 교잡종도 아닌 남미의 야생종을 네덜란드에서 재배한 것이라고 구글에는 소개되어 있습니다.

딸기인데 파인애플 맛이 난다고 하여 "파인베리"로 불린다고 합니다.


실제 먹어보니, "첫맛은 새콤한 진한 딸기맛, 후미에 남은 파인애플향"의 조화가 새로운 맛의 경험!

가격은 같은 1유로인데, 양의 차이는 4~5배 정도입니다.

영국 웨이트로즈 매장에서는 한정판으로, 일본 디저트 시장에서는 스노우화이트 등의 네이밍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개발적 관점에서는 가격과 색상의 문제로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겨울 스페셜" 버전으로 검토해볼 만하고, 맛보다는 파인베리의 "향"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면 기존 딸기맛 제품의 업그레이드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리용기에 담아놓고 다음날 캡을 여는 순간,  파인애플향 분자 1000만 개 출현)


사진빨 잘 받는, 맛을 기대하게 만드는

베지테리언을 위한 칼라풀한 꽃 햄버거!

동네 햄버거집인데, 베지테리언 버거 가게입니다.

햄버거를 꽃에 비유해서, 꽃의 나라 네덜란드의 이미지와 잘 맞는 컨셉이기도 하고 예뻐서 한번 먹어봤습니다.

(이 브랜드는 이태리 출신이라네요)

제가 선택한 체리봠(Cherry Bomb)

참고 : 플라워 버거인데, 꽃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 한국의 경우 실제 사용하지 않은 원료를 제품명으로 사용할 수 없으나, "상표"로 등록한 경우는 법규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 색상별 빵 종류 : 빨간빵, 파란빵, 노란빵, 보라빵(비트 체리, 스피룰리나 청색소, 터메릭 등)

2) 빵에 따른 패티 종류 : 렌틸, 병아리콩, 두부 등으로 만든 패티

3) 소스, 베지 치즈, 야채 등 조합이 있습니다.


우선, 시각적으로 굉장히 화려한 버거입니다. 베지테리언 버거라 하면 보통 포타벨라같이 빵 사이즈에 맞는 버섯을 패티로 사용하는데,  기존의 베지 버거 범주에서 탈피한 시도에 1차 박수. 

메뉴의 다양화를 위해 색상으로 변화를 주었고, 내용물의 다양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2차 박수.


하지만, 

베지테리언 메뉴의 문제점은 2%가 부족하다는 점인데, 꽃버거 역시 시각적으로는 우수하나 "질감, 즉 씹는 맛이 전체적으로 많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고기나 계란을 사용하지 않아 바인더 역할을 하는 원료가 없고 전분 등으로만 성형을 하여 전체적으로 햄버거가 너무 부드럽습니다"


개발자 관점에서는 씹는 식감을 좀 더 풍부하게 주기 위해 오이 같은 아삭한 식감을 주는 채소나 

빵에 견과류나 귀리같이 식감을 줄수있는 소재를 더 보완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삐져나온 숙주는 좀 아닌것 같아요)


맛은 없어 보이지만 반전의 맛을 가진 것, 맛있어 보이지만 2% 부족한 것 사이에서 오늘도 고민해봅니다.

맛있다는 것의 의미는?

맛, 향, 질감, 온도, 식기의 종류, 분위기 그리고, 이 모든것을 담아줄수있는 사진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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