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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seek한 주디 Mar 06. 2020

1. 네덜란드, 플로리스트

플로리스트 자격시험 도전기_프롤로그

내돈내산, 꽃을 사본 기억이 있던가? 없다.

네덜란드에 처음 도착한 날,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꽃다발을 선물로 받았다.

그런데 너무 예뻤다. 인위적인 향기가 아닌 자연의 꽃향기!(꼬마자동차 붕붕이 된 느낌)

그리고 너무 싱싱했다. 건강한 꽃이다!


네덜란드에 오게 되면서 다시 백수가 된 나는, 다른 삶의 경험을 찾아 나서본다.

현재까지 내가 알고있는 네덜란드의 문화는 척박한 자연에 맞서야 했기에 "실용주의"적인 면이 강하다.

이와는 상반되게 먹지도(?) 못하는 꽃은 실용주의와는 멀게 느껴지지만,

대부분의 가게에는_식당, 미용실, 옷가게에도_ 꽃이 있어 공간을 풍성하게 채워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집들이에는 당연 일이 잘 풀리는 휴지를 선물하지만, 

네덜란드는 "꽃"을 사가는것이 예의라고한다.


꽃의 나라에서 꽃을 배우면 귀족이 된 것 같은 느낌일 것 같았다.

문제는 나는 곰손, 똥손 클럽의 회원이다.

식물이라면 연구재료의 일부였고, 대부분 그럴 테지만 꽃을 만지는 일은 일생에 없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냥 취미로 배우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왜? 나는 쯩을 좋아한다. 

그래서 네덜란드판 화훼장식기사(?), 네덜란드 국가 공인 플로리스트(Dutch Flower Arrangements) 수업반에 등록을 했다.


네덜란드의 김주영 쌤, "합격률 100%를 자랑하는 Y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미확인 썰로는 현지 사람들도 60% 합격률이라고 한다)

한국식 인텐시브 코스로 현지 다른 아카데미와는 인텐시브 강도가 달랐다. 현지 아카데미는 수강기간이 늘어지는 단점이 있었으나, 나의 Y 선생님은 100일에 모든 코스를 완주하는, 나를 시험용 요원으로 만들어주셨다.

(한국 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열! 그중에 사교육 시장은 아마 전 세계 1등으로 예상된다.)


나는 (겨우) 시험에 합격했고 쯩이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내 인생에서 이 쯩이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내 경력과는 상관없는 다른 영역을 경험한 결과 발견한 공통점이 있다.


모든 분야는 기본에 있어서

좋은 원료와 소재를 사용하는 것, 원료/소재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

그래야 나의 자식, 개발품이 되는 것이다.

식품을 개발할 때도 각 원료들의 특성과 함량을 잘 설계해야 공정에서 트러블 없는 완벽한 밸런스가 맞는 최종 제품이 나온다.


참, 마지막으로 생화인지 조화인지 헷갈릴 땐 

화병에 물이 있는지를 보면 1초 만에 판단할 수 있다.


매일 비 오는 겨울 시즌에

햇살을 대신하여 화려하고 밝은 색을 보여주는 꽃과 함께

그것을 즐길 줄 아는 또 하나의 문화적 소양을 누려본다.


PS : 시험은 5과목이며 4과목은 지정 1과목은 룰을 적용한 개인과제이다. 과목당 10점x5과목으로 총 합계 30점이 되어야 합격이다. 4점이하 과목이 있으면 불합격이다. 모든 시험에서 중요한것은 시간관리, 5개의 결과물을 240분 혹은 250분에 완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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