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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한 온도 Apr 19. 2024

매일 하는 사소한 일들의 중요성.


수요일에 치과에 갔다. 지난주에 스케일링을 받았는데 가장 끝 쪽 어금니에서 충치가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깊이가 깊지는 않아서 가볍게 레진으로만 치료할 수 있는 정도였다.



가볍다는 말에 가볍게 갔건만 역시나 치과는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곳이다. 나는 누워있기만 했는데도 절로 긴장이 됐다.



위이이이잉~~

덜덜덜덜덜.

치이익치익!!

웅웅우우우우웅.

커어어어엌



기계의 웅 소리와 진동으로 머리 전체가 울리면서 나의 세상까지 함께 울렸다. 하도 손을 꽉 잡아서 다 끝났을 때는 손가락이 잘 펴지지가 않았다.


@Nataliya Melnychuk 출처.Resplash



충치 치료를 받으며 생각했다.



양치는 한다고 티가 나지 않는다.

양치를 한다고 성취감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양치를 한다고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양치는 안 하면 큰일이 난다. 안 하면 티가 팍팍 난다.



충치가 심해지면 아픈 것은 당연하고, 아프니까 먹지를 못하고, 먹지 못하니 면역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니 병에 걸린다.  



거기에 치료비라는 어마 무시한 놈도 같이 따라붙는다.



매일 하면 괜찮지만, 안 하면 사달이 난다.  



@Volha Flaxeco 출처.Resplash



세상에는 이런 일들이 많다. 한다고 티가 나는 건 아니지만 안 하면 티가 엄청 많이 나는 일들.



양치질, 설거지, 빨래, 샤워, 청소, 손톱깎이, 수챗구멍 비우기, 쓰레기통 비우기, 화장실에 여분 휴지 넣어두기, 필터 청소, 생필품 채워두기 등등

(쓰다 보니 집안일이 많군.)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들을 놓칠 시 그 값을 더 톡톡히 치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모든 사소한 일들, 한다고 티가 잘 나지 않는 일들을 잘 해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더 확장해 보면,

주변 사람과 인사하는 것.

일어나서 침구 정리하는 것.

몸을 구석구석 깨끗이 닦고 살피는 것.

주변을 잘 정리하고 정돈하는 것.

등등.



이런 사소하고 중요한 일들이 미래의 나를 더 풍요롭게 해 주리라 믿는다.



이렇게 글로 남겼으니 또 빼도 박도 못하고 잘 지켜야겠다.



*

매일 하는 사소한 일들에게 감사하며

오늘도 은은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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