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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쳐커넥터 김도희 Aug 23. 2018

신분은 구직자 태도는 퇴사자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출처: 매일경제

실업, 구직, 취업, 청년. 요즘 매일 뉴스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나 역시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구직을 하고 있는 수 십만의 청년 중 하나. 우리는 취업을 하기 위해 한 주에 수 십 개 많으면 수 백개에 이르는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썰, 자소설을 쓰며 정말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취업하는 것이 사실 쉽지만은 않다. 일자리는 제한적이고 지원하는 사람 수는 절대적으로 많고,  우리 사회에서 통념적으로 '앞으로 먹고살기에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일자리가 적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디어에서는 매일 경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나빠질 징조가 농후하다고 한다. 사실 평범하고 열심히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비슷비슷한 청년들 서로가 누가 더 나은지 굳이 재단해야만 할까? 모두들 자신이 삶에 대한 의지를 간절히 부여잡고 있다. 하아, 도대체 이 피곤한 경쟁은 언제 끝날 것인가?


(출처: 잡코리아, 2017)

한숨을 내쉬는 와중에 요즘은 또 퇴사가 유행이라는 말이 들린다. (으응?) 자신의 적성과 일이 맞지 않거나, 불합리하거나 부조리한 조직생활을 못 견뎌서 퇴사하기도 하고, 늦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한 번 미쳐보기 위해 퇴사를 하는 청년들이 많단다. 사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나 내 주변에만 봐도 퇴사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누구는 입사하기 위해, 누구는 퇴사하기 위해 열심히 오늘을 살아낸다. 이유야 어찌 됐든 간에 많은 청년들이 아둥바둥 삶을 살아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건 확실한 것 같다. 결정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들 자신의 소중한 삶을 위해 한 발씩 내딛고 있는 중이다. 그럼 나는 어디쯤 서 있을까?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어디쯤 서 계신가요?



개개인의 꿈의 직업은 다를 것이다. (출처:growmidwives.com)

이십 대 마지노선에 서 있는 나의 신분은 구직자이다. 한국 사회에서 입사하기에는 평균보다 나이 많은 여자이기에 구직에 목숨을 걸어야 마땅하지만, 솔직히 나의 태도나 마음은 퇴사자에 가깝다. 경제적 독립을 하지도 못했으면서 여전히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은 바람을 놓지 못한다.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배부른 소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구직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취업에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구직은 직업을 구한다는 의미인데, 과연 어떠한 조직에 취업을 해야만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구직은 반드시 입사라는 행위를 통해서만 이뤄지지 않아도 된다. 창업을 할 수도 있고, 창직의 시대 스스로 직업을 창조할 수 있다면?'가능하다'는 것이 '쉽다'의 동의어는 아니지만. 세상의 이치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라 배웠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구하고자 하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경제활동이 아닐까.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을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일단 우리는 자아실현하기 전에 '생존'부터 해야 한다. 때문에 우리는 차선책으로 내가 있는 일찾아 묵묵히 역할을 나간다. 조직생활을 하든 프리랜서 생활을 하든 옳고 그른 선택은 없다. 다만 각자가 선택에 책임을 지고 삶을 살아가면 될 뿐.


그렇다면 나는 어떤 성향을 지닌 사람일까? 현재로선 나의 우선순위는 어떤 일이든 간에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 여전히 '지금 당장 힘들지만,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자연스레 돈은 수단으로 따라올 거야. 포기하지 마!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하다 보면...'이라고 부추긴다. 실제로도 일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항상 안정보다는 모험을 추구하고,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마음의 열망을 따라가라고, 리스크가 클수록 보상은 커진다고 하지 않는가. 책에서 배운 것은 실천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라길래, 나도 기어이 부여잡고 실천하고자 하지만 사실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70-80% 이상의 시간을 차지하는 것이 '업'이기에 함부로 선택하기엔 오히려 그 리스크가 더욱 크다. 이 때문에 내가 왜?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자 하는지 곰곰이 적어 내려가 보았다.



내가 일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것은 크게 세 가지다.  경제적 독립, 자아실현 그리고 궁극적으로 삶에서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 그리고 내가 우선시하는 자유는 생각의 자유, 이동의 자유, 경제적 자유다. 또한 나는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 업을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은 뭘까? (...) 첼로, 테니스, 그림 그리기, 로봇 개발 등 같이 구체적인 명사나 활동 또는 미래 유망 직종과 관련해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 묘사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사람 만나는 일. 참으로 두리뭉실하고 또 다른 수많은 개인이 좋아하는 일일 수도 있다. 아무렴 어떤가. 나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외로운 길 위에서 혼자가 아님에 위로받는다. 지구 상의 다양한 사람들 중 나는 특히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이지만 다른 라이프스타일, 문화,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정말 흥미롭다. 세상엔 이렇게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는구나.  


구직중 스스로 업을 정했다. 글쓰기.

한편 나는 글을 쓰는 일도 좋아한다. 사실 글이라는 건 소통하기 위한 많은 수단 중 하나이지만, 영상이나 사진에 비해 좀 더 진중하고 진솔하고 정돈된 방법으로 생각을 차분히 전달할 수 있어 좋다. 참 두리뭉실하고 개성이 뚜렷하지 않은 취미와 관심사다. 하지만 나는 선한 글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나누고, 변화의 힘을 공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 촘촘히 짜인 생각은 행동의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선택지만 존재할 뿐, 정답이 없는 세상에 하나의 관점을 살-짝 더함으로써 다양한 생각을 발현할 수 있는 데 기여하는 일은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쓴다는 것. 결국 본질은 다른 사람과 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소통'하는 일이다. 홀로 이 세상에 내던져졌지만, 결코 나는 홀로 살아가지 않기에 소통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키보드에 손을 얹는다.


진짜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증명할 수 있을까? 재능이란 건 있는 걸까? 나는 여전히 현실에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나?



일과 삶, 그 관계와 의미는 전 지구적인 주제인 것 같다(출처:http://marcfrankmontoya.com)


매거진의 이전글 보인 줄 알았던 본질이 이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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