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깨달은 여행의 미학

우리네 삶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 것

by 국경 없는 펜

나는 여행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이국적인 풍경, 맛있는 음식, 다른 문화 반복적인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여행은 무한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일상에서의 탈출은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나는 그보다 여행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음식을 먹으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는 낯선 이방인들과의 조우. 서로에 대한 궁극의 호기심으로 우리는 단 시간에 내가 살아온 이야기, 여행 온 이야기를 마음 터 놓고 얘기하게 된다.


'이름이 뭐야? 너는 어디서 왔어? 왜 우리나라에 온 거야? 어떤 일을 하니? 취미는 뭐야? 너희 나라에서 사는 건 어때? ' 등 나의 관한 아주 사소한 질문에서부터 '인생은 말이지...' 각자의 거대한 인생 담론까지, 마음을 여는 순간 우리는 단 시간에 꽤나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우리는 많이 다르지만, 역설적이게도 결국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는 게 다 비슷하구나'. 20대의 긴 여행의 곳곳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의 우연한 만남은 결국 우리가 사는 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인종, 국적, 그리고 우리가 자라온 환경과 문화는 다를지언정 궁극적인 삶의 본질이 다르지 않다. '아, 우리는 별로 다르지 않구나'


며칠 전 영국에서 여행 온 형제 두 명을 만났다. 운동을 하며 내가 사귀게 된 미국인 친구가 약 5년 전 체코 프라하에서 여행을 할 때, 처음 만난 친구라며 소개해주었다. 3년 전 미국에서 만나고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만나는 것이었다.이틀 내내 이 친구들과 붙어 다니며 우리는 내가 여행을 할 때 궁금한 질문들을 서로 주고받았다.

'이름이 뭐야? 너는 어디서 왔어? 왜 우리나라에 온 거야? 어떤 일을 하니? 취미는 뭐야? 너희 나라에서 사는 건 어때?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뭐야?'

오랜만에 만난 미국인 영국인 두 친구와 처음 만난 우리들이었지만 우리의 대화는 물흐르듯 흘러갔다. 마침 내가 여행을 할 때처럼. 그리고 내가 자라난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한국, 미국, 영국 너무나도 다른 곳에서 자라난 우리가, 우리의 삶이 닮아있음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행의 아름다움은 결국 우리가 별로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 거야(The beauty of travel is that we realize that we are not so different)' 파전을 앞에 두고, 막걸리를 한 잔을 함께 기울이며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향 한국에서 여행을 하며, 그날 나는 삶이 바빠 잊고 있던 여행의 미학을 다시 깨달았다. 우리의 삶이 결코 다르지 않고,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것, 바로 그것이 내가 발견한 여행의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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