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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쳐커넥터 김도희 Oct 14. 2016

[부록]스웨덴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들

다들 스웨덴에 관해 들으면 가장 먼저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복지국가? 이케아? 미트볼? 행복한 국가?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 각자의 이미자가 다를 테지만 대부분 우리나라의 미디어에서는 정치가 투명하고, 복지가 잘 되어있는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스웨덴에 오기 전 이 나라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살기 좋은 복지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그 외에 스웨덴스러운 소소한 것들은 잘 알지 못했어요. 하지만 스웨덴에 도착한 이후 음식, 쇼핑, 친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스웨덴에 관해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기 시작했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스웨덴에 관한 흥미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공유하고 싶어 키보드위에 손을 살포시 얹어봅니다.


1.FIKA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단어, FIKA. Would you like to have FIKA?(피카할래?)는 스웨덴 사람들 모두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FIKA는 기본적으로는 커피와 함께 달콤한 케이크나 빵을 곁들이는 시간을 의미해요.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하거나 혼자 조용히 FIKA를 즐길 수도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대부분 모든 나라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곁들여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FIKA가 왜 굳이 스웨덴을 대표하는 문화인지 반문하기도 해요. 하지만 제 생각엔 커피를 마시고 디저트를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행위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 이 시간을 스웨덴 사람들이 그들의 일상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의 차이인 것 같아요. 스웨덴 사람들은 아무리 바빠도 아침, 저녁, 밤 상관없이 일을 하다가도 FIKA를 하며 잠시간의 휴식을 갖기도 하고, 동료들 또는 친구들과 이 시간을 통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히려 더 창의적인 영감을 얻는다고 해요. 실제로 학교 교수 및 교직원 사무실 주변에는 FIKA룸이 따로 있어요. 기본적으로 커피, 과일, 쿠키, 비스킷, 빵 등이 늘 준비되어 있고, 이 곳에서 주변 지인들과 일상의 여유를 즐기기도 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요. 학교를 가든, 어떤 로컬 이벤트를 참여하든 이 곳 사람들은 FIKA를 항상 준비하는 것 같아요. 또 누군가를 초대할 때는 식사 약속도 식사 약속이지만 FIKA를 위해 따로 초대하기도 한답니다. 저는 시간이 날 때면 친구들과 시내에 정말 맛있는 베이커리나 카페에 가서 FIKA를 즐기기도 하고, 집에서 베이킹을 하기도 하고, 정말 바쁠 땐 적어도 하루에 저만의 FIKA를 즐기기 위해 학교 카페테리아에 아지트를 만드는 중이에요!:)



2. 샌드위치 케이크

다들 케이크 좋아하세요? 달콤한 크림과, 다양한 과일 또는 진한 초콜과 치즈.. 케이크에 관한 말만 듣거나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것 같아요. 케이크 하면 보통 'Sweetness(달달함)'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 이 곳 스웨덴에 도 FIKA와 함께하는 달달한 케이크가 많지만, 이 외에 아주 특별한 케이크가 있어요......

바로, 샌드위치 케이크!

샌드위치 재료로 만든 케이크라고 하면 이해가 좀 더 쉬울 것 같아요. 토핑은 새우, 햄, 연어, 계란, 샐러드(풀), 올리브 등이 올라가고 휘핑크림 대신 마요네즈나 salty 한 소스가 많이 사용된다고 해요!

사실 저도 아직 안 먹어봤는데, FIKA를 하는 만큼 자주 먹지는 않지만 특별한 날 스웨덴 사람들이 먹는 음식 중 하나랍니다. 실제로 스웨덴의 슈퍼마켓 체인인 ICA에 가면 샌드위치 케이크를 만들어서 파는 코너가 따로 있어 신선한 샌드위치 케이크를 맛보고 싶다면 가까이서 맛볼 수 있답니다. 직사각형 모양도 있고, 정말 케이크 한판처럼 만들어져서 조각으로 팔기도 해요. 얼른 먹어봐야겠네요!!!



3. 시스템볼로게(Systembolaget)

    스웨덴은 알코올 유통을 철저히 통제하는 나라예요. 스웨덴 내에서 4도가 넘는 모든 술은 Systembolaget(시스템볼로게)에 가야만 살 수 있답니다. 또 엄청난 세금이 붙기 때문에 술 값도 꽤 비싼 편이에요. 알코올 도수가 4도보다 낮은 맥주나 알코올 0도의 맥주 맛 음료는 스웨덴의 슈퍼체인인 ICA, LIDL이나 COOP에서 쉽게 살 수 있어요. 이런 유통구조 때문에 스웨덴 남부 독일 국경과 가까운 지역의 사람들은 시간을 내서 차를 나눠 타고 독일에 가서 술을 사서 넘어온다고 해요. 기름값이 들어도 여럿이서 나눠서 기름값을 지불하고 가면 스웨덴에서 술을 사는 것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렇게 알코올의 유통을 통제한다고 해서 스웨덴의 알코올 소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할까요? 정답은 Nej(스웨덴어로 No)! 스웨덴의 기나긴 겨울과 추운 날씨는 술의 소비를 촉진하기도 하고, 사람들과 집에서 많이 모이는 파티 문화는 술의 소비를 줄일래야 줄일 수 없을 것 같아요. 앱솔루트 보드카가 스웨덴 브랜드라는 것도 아시나요? 저는 유학 준비하면서야 알았어요! 알코올이 통제되는 나라 스웨덴이지만, 시스템볼로게에는 언제나 북적북적 인답니다!



4. 링곤베리(Lingonberry)와 클라우드베리(Cloud berry)

미트볼과 링곤베리 잼
클라우드베리 잼과 와플

    어떤 베리류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한국에서는 블루베리가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블루베리 말린 것에서부터 블루베리 파이, 잼, 스무디까지.. 저도 한국에 있을 때 하루견과를 챙겨 먹으면서 꼭 베리류를 빼먹지 않고 챙겨 먹곤 했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블루베리나 좋아하는 것만큼 스웨덴 사람들의 블루베리에 대한 사랑도 크답니다. 과일코너에 가면 스웨덴어로 블루베리를 뜻하는 blobär(블로바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스웨덴 사람들은 숲에서 야생 블루베리를 따서 잼이나 케이크를 만들기도 해요! 정말 하이킹을 갔을 때 사람들이 한 손에 봉지를 들고 길을 가면서 지천에 널린 블루베리를 따는 것을 보고 너무나도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야생 블루베리를 직접 따서 먹는 것도 신기한데, 이 곳에 도착해서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베리를 봤어요! 바로 링곤베리와 클라우드 베리랍니다.

    링곤베리는 스칸디나비아의 추운 지방에서 나는 빨간색의 야생 베리예요. 섬유질과 망간이 풍부하고 비타민 E가 많다고 해요. 링곤베리는 신맛이 강해 설탕과 함께 끓여 젤리나 잼 또는 주스로도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 고기 요리와 함께 많이 곁들여 먹는다고 해요.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미트볼이나 순록 고기를 먹을 때 링곤베리 잼을 곁들여 먹는답니다. 이케아에서도 링곤베리 잼을 구입할 수 있다는! 미트볼과 잼의 조합이 굉장히 낯설게 다가왔는데, 링곤베리가 단 맛보다 조금은 신맛이 강해서 잼으로 만든 후 짭짤한 고기류와 먹으면 정말 맛있더라구요. 9월이 링곤베리를 수확하기에 최적인 시기라 주변 스웨덴 친구들이 숲에 링곤베리를 따러갔다가 잼 만들어 먹으라고 몇 봉지씩 준 게 아직도 제 냉동실에 있네요. 오트밀 죽에 섞어먹어도 맛있고, 미트볼이랑도 잘 어울리는 링곤베리 잼으로 한 번 만들어 봐야겠어요!

    두번째로 소개할 베리는 클라우드베리에요! 클라우드 베리는 진한 주황색의 라즈베리처럼 생겼어요.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북아메리카와 같은 날씨가 추운 지역에서 많이 자란답니다. 신 맛이 강한 링곤베리와 달리 좀 더 상큼하고 톡 쏘는 향이 있어요. 클라우드베리는 링곤베리보다 더 희소성이 높아요. 스웨덴에서는 클라우드베리도 잼으로 많이 만들어 아이스크림과 곁들여 먹거나, 팬케익이랑 같이 먹어요. 재배하는 곳이 거의 없어 대부분 야생에서 채취해서 홈메이드 잼을 만든답니다. 그래서 스웨덴의 대표적인 슈퍼마켓인 ICA에 가면 클라우드베리 잼이 링곤베리 잼 보다 가격이 두배 이상 비싼 것을 볼 수 있답니다. 비타민 C가 풍부해서 북유럽 선원들이 오랜 항해를 준비할 때 꼭 챙겨갔다고 하네요. 우메오에서 해를 하루에 3 ~4 시간 볼 수 없는 날이 머지않았는데, 클라우드 잼 하나 장만해야겠네요...!!!


5. 다양한 vegan 음식들

병아리 콩으로 만든 Falafel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것은 다양한 베지테리안 식품들이에요. 저는 사실 베지테리안은 아니지만 식습관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한 끼를 먹을 때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영양성분을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고려하고 음식을 잘 챙겨 먹으려고 하고, 최대한 붉은 고기는 먹지 않고 두부나 콩에서 단백질 섭취를 하는 것을 좋아해요. 한국에서 살 때는 두부나 나또로 냉장고를 채워놓곤 했는데, 이 곳에 오니... 제 사랑.. 두부와 나또를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근처 아시안 마트에서 두부를 팔긴 하지만 가격도 너무 비싸서 대체식품을 찾던 와중에 병아리콩이나 다양한 콩으로 만든 베지테리안 가공식품들을 찾았어요!

    베지테리안(Vegetarian)은 고기와 생선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뜻하고, 이 보다 더 철저한 채식주의자인 베간(Vegan)은 동물성 식품뿐만 아니라 동물로부터 나오거나 이를 착취하여 생산된 모든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해요. 스웨덴에 도착한 이후 많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베지테리안, 베간인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 대부분 유럽인들이에요. 환경, 동물과 자기 자신의 몸을 위해 베지테리안이 된 친구들이 많더라구요. 사실 환경을 위해 실천하고 있다는 말은 정말 충격이었어요! 건강도 건강이지만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자신이 고기 소비를 줄임으로써 조금이라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실천하려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화장실에 가도 자신이 채식주의자라고 선언(?)한 문구들도 많고, 베간 레시피나 커뮤니티에서의 교류가 굉장히 활발한 편이에요. 이 친구들과 베지테리안 또는 베간 음식에 대해 정보를 주고받다가 프랑스 친구들로부터 스웨덴이 채식주의가 열풍인 프랑스에 비해 더 다양한 베지테리안(채식주의자) 식품들이 많다는 정보를 입수했어요!

    실제로 ICA 슈퍼마켓에 가면 베지테리안 식품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있고, 이 곳에는 ICA 자체에서 생산한 PB 상품에서부터 다양한 베지테리안 브랜드(대표적인 예: Quorn)의 식품들이 즐비해요. 중동에서 즐겨먹는 병아리콩을 튀긴 요리인 Falafel(팔라펠)부터 콩으로 만든 다양한 형태의 고기들(햄버거 패티, 소시지 등), 타코를 만들어 먹는 간 고기 까지.. 그 종류만 수십 가지가 넘는 것 같아요. 저는 콩으로 만든 패티, 소시지, 동그랑땡, 팔라페를 즐겨먹는 편인데, 몸에 좋은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하고 탄수화물이 적은 데다 맛이나 식감도 고기 못지않아서 값이 조금 비싸도 늘 냉동실에 채워두는 편이랍니다.

    모든 사람이 베지테리안이나 베간이 되어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채식만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대량으로 길들여지는 가축들과 그들의 제품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행태에 대해 우리가 자각하고, 조금이라도 내 몸과 건강을 위한 방향으로 음식을 소비하는 것도 지구와 나를 위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약 7주간 스웨덴에서 살면서 경험한 흥미로운 것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아마 스웨덴에서 이미 여행을 해봤거나 교환학생 또는 석/박사 생활을 하신 분들은 더 다양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아실 것 같아요. 댓글로 많이 공유해주시면 좋겠네요!!:) 앞으로 살면서 더 재밌는 사실들 브런치에 많이 올리도록 할게요!:) 그럼 Vi ses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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