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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쳐커넥터 김도희 Oct 05. 2016

스웨덴 석사, 현실적인 관점

내가 꿈꾸는 이상은 결국 내가 현실에서 성취해야 하는 것이다.

스웨덴 유학과 생활에 관해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 유학에 대해 질문을 한다. 어떤 기관을 통해서 왔는지, 어떤 준비를 언제부터 했는지가 가장 주된 질문이다. 스웨덴 유학에 관심이 있고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절차적인 면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가장 먼저'왜' 스웨덴이라는 곳에 오고 싶은지 또는 특정 학교가 있다면 '왜' 그 학교에 가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를 스스로 명확히 세운 후에 유학을 준비할 것을 권한다.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를 쌓기에 적합한 곳이 스웨덴일 수도 있고, 나와 같이 나라 자체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이 곳 사람들의 삶을 엿보고 나에게 맞을 경우 정착하기 위한 기반으로 대학원 진학을 고려할 수도 있다. 또한 지역이나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내가 공부했던 분야를 더 깊이 공부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관심분야를 공부할 것인지 혹은 그 지역의 특이한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것인지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 것이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간에 옳고 그름은 없으니, 다만 자신의 목적만은 분명하게 하고 와야 이 곳에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공부를 하든 다른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각자의 몫에 맡겨두고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점에 대해 사실과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스웨덴 석사 진학 조건과 학비/생활비는?

    스웨덴 석사 입학은 universityadmission.se를 통해 중앙집중식으로 이루어지며,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 대학교를 1 지망~4 지망까지 쓸 수 있다. 하지만 1 지망에 합격하면 하위 지망은 자동 삭제되므로 1 지망을 선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망 선택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학과의 requirement(자격 요건)을 확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 석사 과정은 학부 졸업생에게 학사과정에서 해당 분야의 과목을 정해진 크레딧이상 들었느냐를 증명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웨덴에서는 내가 아예 학부과정에서 전공하지 않은 분야는 해당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나 다른 방법으로 관련된 지식 및 커리어를 증명하지 않는 이상 지원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환경 관련된 단체에서 일한 경험이나 해당 코스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잘 이수해서 석사 전공을 바꾼 경우도 보았다)

    학비의 경우 문과는 대략 2년 풀타임 석사생의 경우 2800~ 3000만 원 선, 이공계의 경우 4000만 원 선, 디자인 전공인 경우 5000만 원 선이다. 각 학교에 자신이 관심 있는 전공 홈페이지나, universityadmission.s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활비는 한 달에 집세 포함 100만 원~120만 원 선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공식적으로 스웨덴 대외 홍보처에서 재정증명을 할 때 요구하는 한 달 평균은 130만 원 선이다. 우메오의 경우 스톡홀름이나 웁살라보다 렌트비가 조금 더 저렴해서 한 달에 기숙사비, 스포츠센터 등록비 등 포함(쇼핑 제외) 90~100만 원 정도 드는 것 같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출은 식재료 및 생활용품을 사는데 쓰인다.  다만 쇼핑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파티를 즐기는 경우 부가 비용이 더 지출되는 것은 당연하다.


2. 스웨덴 석사 졸업 후 진로는 어떤가요? 또 어떤 자격이 필요한가요?

    이제 나도 석사를 막 시작한 입장이라 진로가 어떻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스웨덴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6개월 구직 비자를 주기 때문에 이 6개월 동안 스웨덴에 자리를 잡고자 하는 경우 필사적으로 직업을 찾아야 한다(중국인 친구의 경우 6개월 비자가 끝나면 돌아가야 한다고 했지만 한국인의 경우 90일 동안 EU지역에서 무비자로 머물 수 있는 쉥겐조약이 적용되는데 구직활동 관련해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모르겠다) 특히 대부분의 스웨덴 내의 기업은 스웨덴어로 소통 가능한 사람을 선호하는지라 외국인으로서는 직업을 찾기가 굉장히 까다롭다고 들었다. 북유럽에서는 영어로 소통이 다 가능하기에 해당 국어를 몰라도 된다고들 많이 알고 있고, 이 또한 사실이지만 이곳에 정착하고자 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어로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나의 경우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슈퍼, 길거리, 학교 내의 많은 정보들이 스웨덴어로 되어있어 스웨덴어를 빨리 늘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3. 스웨덴 석사 생활은 한국과 많이 다른가요?

    이와 관련해서는 내 경험과 건너 건너 들은 친구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내가 우메오 대학에서 밟고 있는 관광학 석사 과정의 경우 수업의 비중보다 스스로 연구주제를 찾고 공부하는 자가학습 비중이 훨씬 크다. 또한 연구 방법론도 선택적인 코스라 내가 찾아서 듣고 공부하는 비중이 크다. 다만 고민되는 부분이나 학습 방향에 대해서는 지도교수와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이는 한국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다른 점은 아무래도 수업 방식과 환경이라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나 포함 6명의 소수 정예의 수업이며 교수님의 수업 방식도 질문 위주이고 모든 학생들이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어(한국, 스웨덴, 러시아, 핀란드, 독일 , 체코/슬로바키아)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토론이 활발한 편이다. 학사 과정의 경우 이곳도 60~70명에 이르는 대형강의가 있고, 학생 수 때문에 일방향적인 강의 위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가장 다른 점은 학생들이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물론 질문을 잘 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와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현재 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적용 방법을 고민하게 하는 수업내용이나 시험 질문이다. 즉, 개개인의 생각을 독려하는 '배움'에 관한 패러다임의 차이인 것이다.

    또한 교수와 학생 사이의 위계질서도 없다. 이는 우리의 교육 시스템의 탓이라기보다 우리 동양권과 서양권의 철학 및 사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위계질서가 심한 한국(동양권)과는 달리 이 곳에서는 교수, 학생 모두 한 인격체로서 또는 지적 교류를 위한 동반자의 느낌이 강하다. 다만 교수의 경우 우리보다 더 오래 공부하고, 더 많은 연구 경력을 가지고 있기에 우리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 지식을 전달해주고 놓치고 있는 관점을 이끌어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교수님의 경험을 듣는 것은 매우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다. 더군다나 나는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교수님을 만나 관광에 대해 더 넓은 시각을 배우고 있다.


    이 외에도 궁금한 점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학비를 내야 하기 때문에 장학금 지원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아래 나의 세세한 경험담을 첨부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유학은 공부를 위한 중대한 결정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삶을 탐색하고, 자신의 인생을 다양한 경험(적응의 어려움, 힘듦 또는 여행, 호기심 충족 등)으로 채우기 위한 길이 될 수도 있다. 각자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큰 용기를 내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자신이 외국 생활에 맞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도 있고 막연한 도피와 이상만 품고오는 것은 경계할 만하다.  자기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 스웨덴 유학 계기 및 장학금 도전: https://brunch.co.kr/@enerdoheezer/9

- 스웨덴 석사 유학 준비 과정(세세한 절차들): https://brunch.co.kr/@enerdoheeze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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