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지 않을 것 만 같은 월요일, 월요병을 극복하면 주말을 앞두고 가장 신나는 금요일이 드디어 찾아왔습니다!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우리에게 월요일이 제일 지루하거나 힘들고, 주말을 앞둔 불금을 기다리는 것은 만국 공통의 법칙인 것 같아요. 스웨덴에서도 마찬가지죠. Mo....n....d...a..g, Ti....s..d..a..g, O..n..s..d..ag, T..o..r..sdag, Fredag! 지금 한국은 퇴근 시간이겠군요. 벌써부터 종각, 강남, 이태원 등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둘러싸인 거리에 한 주 끝의 해방감과 자유를 맛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북적되는 게 눈에 그려지네요! 오늘 저녁, 여러분의 메뉴는 무엇인가요?
한국: 가장 보편적인 틀림없는 선택, 치맥
삼겹살, 소고기, 족발, 파전, 치킨 등 수많은 메뉴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중 단연코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 중 하나는 치킨일 텐데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연간 성인의 치킨 소비량이 1인당 24마리나 된다고 하네요.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킨 사랑은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늘 뭐 먹지?" 고민하다 "치맥 콜?"로 결정이 귀결되더라도 후회 없는 선택임은 분명해요. 양념, 후라이드, 오븐 베이크, 데리야키, 갈릭, 숯불구이 등 수십 가지의 다양한 치킨의 맛은 입맛이 다 다른 여러 사람들의 미각을 충분히 충족시켜줄 수 있으니까요. 어느새 우리에겐 "치맥"이라는 고유명사가 생겼습니다.
매주 금요일 스웨덴은 타코 데이(Taco Fredag)
친구들과 함께한 타코 저녁
스웨덴에의 금요일은 '타코 데이(Taco Fredag)'예요. 금요일 저녁은 스웨덴 사람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에요. 고단한 한 주를 끝내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과 안락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죠. 한국에 치맥이 있다면, 맥주를 즐겨마시는 스웨덴 사람들에게는 매주 금요일 타맥이 있답니다. 타코(Tacos)와 맥주의 합성어라고 할 수 있죠(물론 스웨덴 사람들은 타맥이라고 부르지는 않지만요^^;). 사실 타코는 멕시코 음식이지만 스웨덴 사람들의 타코 사랑도 멕시칸 못지않답니다. 매주 금요일 학교 카페테리아 점심 메뉴에도 타코 바(Bar)가 생기기도 하고, 금요일 저녁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저녁 메뉴를 고민할 때 타코를 먹는 일이 흔하답니다. 심지어 대부분 슈퍼마켓에는 타코 재료를 모아둔 섹션도 있답니다. 그럼 스웨덴에서 타코의 인기 비결은 뭘까요?
스웨덴 수퍼마켓의 타코 코너/ 출처: http://timeless-environments.blogspot.se
'금요일-타코'라는 문화적 공식 외에도 만들기 쉽고 맛있는 데다, 재료 준비도 쉽고 다양한 식성을 가진 사람들의 입맛을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기 때문에 타코의 인기가 높아요. 스웨덴에서 타코를 먹을 때는 양파, 오이, 콘 옥수수, 아보카도(과카몰리), 토마토, 치즈, 소고기, 베지테리안 고기, 파프리카, 살사 소스, 사워크림, 또띠아, 타코쉘, 또띠아 칩스 등을 재료별로 준비해놓고 각자의 앞접시에 원하는 재료만 담아 '나만의 타코'를 만들어 먹어요. 채식주의자와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 있는 친구들을 배려하는 문화가 익숙한 이 곳에서 타코는 제격의 메뉴죠!베지테리안은 소고기 대신 콩고기를 선택할 수 있고, 특정 야채를 원치 않거나 못 먹는 사람은 그것을 빼고 먹으면 되니까요. 또한 재료 준비도 대부분 신선한 야채를 잘게 썰면 되기에 크게 손이 가지 않아요. 특히나, 친구들과 함께 타코를 먹을 때는 지출을 1/n 하기보다 '난 토마토, 치즈 사갈게', '그럼 난 오이랑 양파' 등 재료 구매를 분배하기도 쉽죠! 저도 이 곳에서 타코의 매력에 빠져버렸답니다!
뷔페식으로 먹는 스웨덴식 타코/ 출처: http://lindonghua.blogg.se
치킨집이 바글바글한 오늘의 한국, 오늘 저녁 스웨덴의 여러 가정에서는 타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네요! 치맥은 불변의 진리이지만, 한번쯤 타맥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