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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쳐커넥터 김도희 Oct 18. 2017

어서 와, 두 나라는 처음이지?

스웨덴인이 바라본 한국, 한국인이 바라본 스웨덴 사회를 낱낱이 공개한다


<어서 와, 한국과 스웨덴, 두 나라는 처음이지?>
그렇다. 한국인인 나에게는 스웨덴이 처음. 스웨덴인인 Tinika Häggström (티니카)에게는 한국이 처음이었다. 너무나도 다른 두 나라에서 자란 우리들은 서로의 나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각자 스웨덴행, 한국행을 택했으며, 그곳에서 살았고, 현재 살고 있다. 참으로 돌아보면 우리의 인연은 독특하다. 내가 스웨덴 합격 결과를 받고 출국을 준비하던 때, 한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던 프랑스 친구 루도가 '도희야, 내 반 친구 중에 스웨덴 사람이 있는데 만나볼래?'라고 시작했던 게 인연이 되었다. 티니카는 내가 우메오로 갈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스톡홀름이나 룬드, 웁살라로 가기 때문에. 나 역시 스웨덴 북부에서 온 친구를 만날 줄 생각도 못했다. 사실 그때는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누가 어디서 오는지 알리가 있었을까. 서울에서 딱 한 번 만나고 나는 그대로 스웨덴 출국행. 티니카는 10개월 정도를 더 서울에서 살았다. 그리고 우리는 올해 초 티니카가 학교로 복학하면서 우메오에서 다시 만났다. 서로 태어난 나라에서 살았던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우리의 꿈은 소박하다. 한국과 스웨덴, 스웨덴과 한국 사이에서 우리가 우리 경험을 나눔으로써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조금의 다리를 놓는 것. 그걸로 충분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연다는 것 자체가 포부가 너무 큰 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은 우리의 이야기가 각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프레임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감사하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이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삶을 살기 위해 충족되어야 하는 다른 층위의 욕구 5단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어느 사회를 살든 간에 인간이 가진 욕구에는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할 우선순위가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우리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줄 옷과 집이 필요하고, 생명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이 욕구가 충족되면 우리는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안전의 욕구를 느끼며, 내가 물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확보한 순간 어떤 집단이나 사회에 소속되고,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충족되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삶을 향유하고 싶은 상위 단계의 욕구가 발현된다. 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내가 사는 곳의 날씨, 음식 및 거주 문화, 치안, 인간관계, 교육 및 직업, 취미생활, 여행 등 다양한 요소들을 파악하고, 문화 및 제도에 적응하며 나름의 삶을 만들어 나간다. 그런데 글로벌 시대, 이주가 더 쉬워진 오늘날 새로운 사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이주민. 대체로 1년 이상  중, 장기적으로 다른 나라에 터를 잡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주민들은 날씨, 음식, 거주 기본적인 생활환경도 다를 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사회에서 교육을 받거나 일을 하며 사회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자 노력한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원하는 삶을 새로운 사회에서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슬로우 욕구 5단계설은 일반적으로 작용한다. 환경만 다를 뿐 우리는 여전히 인간으로서, 지니는 심리적 메커니즘은 비슷하다. 다양한 욕구를 지닌 사람들은 모여 사회를 형성하고, 사회 내에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해 나가며 살아간다. 그런데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은 단순히 한 인간의 욕구 단계를 파악하는 것에만 국한되는 걸까? 개인적으로 사회는 단순히 '인간 합'의 총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인간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다양한 사회 제도와 활동을 만들어내고, 이 상호작용이 환경과도 또 다른 상호작용을 함은 분명하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따라서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설에 입각해 인간의 욕구 충족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요인들을 살펴보는 것은 한 사회를 파악하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웨덴과 한국(출처:www.rawinterest.com)


한국스웨덴, 스웨덴과 한국. 날씨, 음식, 사회제도 등 너무나도 다른 두 사회. 먼 나라 이웃나라가 아닌 더욱 먼 나라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극과 극일지도 모르는 너무나도 다른 두 사회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서로의 국가에서 살아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즉, 스웨덴에서 한국인이 사는 것은 어떨까? 한국에서 스웨덴인이 사는 것은 어떨까? 이 곳에 이 경험을 나누고 싶은 두 사람이 있다.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을 찾아 스웨덴으로 떠나 사는 한국인 김도희, 호기심으로 갔다 한국에 푹 빠진 자칭 교포 한국인 티니카. 자신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삶 및 새로운 호기심(여행)을 찾아 각자가 자라온 사회와는 너무나도 다른 새로운 곳으로 떠난 두 외국인. 이 매거진은 검은 눈동자의 한국인이 바라본 스웨덴 사회, 푸른 눈동자의 스웨덴인이 바라본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스웨덴과 한국 사회를 매슬로우 욕구 5단계 설에 입각하여 바라봄으로써,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개인이 이상적인 삶을 성취하기 위해 새로운 사회에서 부딪히며 배운 것을 나누고자 한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두 사회를 연결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여전히 서로에게 미지의 세계인 두 세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다리를 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설에 입각해 생존을 위한 하위 층위의 욕구부터 자아실현으로 이어지는 상위 층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필요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두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우리가 계획한 대략적인 주제는 다음과 같다(주제의 변경이 있을 수 있음).

1. 음식: 스웨덴 사람들이 먹고 사는 이야기, 두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 문화 키워드, 한국의 치맥에 대응하는 스웨덴의 타맥
2. 옷: 날씨, 패션, 쇼핑 등 옷과 관련된 다양한 키워드
3. 집(거주): 한국과 너무 다른 스웨덴에서 집 구하는 방법, 티니카의 한국에서의 원룸/기숙사 살이
4. 안전: 스웨덴에서 ‘안전’의 개념, 어둠의 매력, 형광조끼, 자전거 교통사고, 사람이 없어도 괜찮아  // 한국에서의 '안전'의 개념,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차를 조심하자, 사람이 많아야 괜찮아
5. 인간 관계: 차가운 스웨덴 사람과 친구가 되는 법, 스웨덴에서의 가족과의 관계, 스웨덴에서의 결혼/동거, 친절한 한국 사람들, 한국에서의 가족과의 관계, 결혼/ 동거   
5. 타인 인정:스웨덴과 한국의 서로 다른 미의 기준 (Standard of beauty), 스웨덴과 한국에서 다른 직업의 귀천 등
6. 자아실현: 스웨덴과 한국의 취미생활은 뭐가 다를까, 4주 여름 휴가를 통째로 쓰는 스웨덴 사람들, 한국과 스웨덴에서 창의적이라는 것은?                  


다음 글에서는 스웨덴의 독특한 음식 문화를 알 수 있는 키워드를 가지고 먼저 스웨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지고자 한다. 이후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음식 이면에 놓아져 있는 문화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음식은 한 나라의 언어, 역사, 관습, 전통, 지리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함하는 문화적 총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음식은 지루한 이야기를 가장 맛있고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매개체이다. 두 나라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전에, 음식을 통해 독자분들도 스웨덴에 문화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과 스웨덴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어요"

                                                - 티니카, 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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