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의 태양은 정말 붉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눈부시지 않다.
마치 저물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오래오래 바라봐달라는 것 같다.
그 태양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가가 시큰해진다.
경외, 고마움, 따뜻함, 쓸쓸함, 애틋함, 아쉬움 등등
온갖 감정이 솟구친다.
지난한 일상의 고단함 속에서도
많이 웃으며 언제나 성실하게
매일을 살았던 부모님의 삶도 저물어간다.
노년의 부모님이 해 질 녘의 태양 같아서
눈가가 시큰해진다.
여기저기 아프고 불편한 몸으로
주어진 하루를 여전히 성실하게 보내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해 질 녘의 태양을 바라보듯
저물어가는 부모님의 모습이 쓸쓸하고 외롭지 않게
사랑을 가득 담아 오래오래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