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urney Jun 17. 2022

환대


예순 즈음부터 엄마는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노래교실에 다녔다.

엄마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동년배인 분들 수십 명이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노래를 배우고 부르는 시간을 좋아한 엄마는

어느 날인가부터 함께 수업 듣는 분들 모두에게 

먼저 다가가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했다.

순애씨, 어서 와요.

정임씨, 왔어요.

미자씨, 반가워요.

만희씨, 안녕

ㆍㆍㆍ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중에서)


엄마의 인사를 받은 분들은 꽃처럼 어여쁘게 피어났다.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던 엄마도 꽃이 되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꽃이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