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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엘 Feb 06. 2021

공감은 능력이다

또다시 n번방 관련자가 속절없이 풀려난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 (끝)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에서 플라톤의 손가락은 하늘을 가리키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손바닥은 땅을 향한다. 


사제지간이지만 철학의 방향은 달랐다는 말. 



이들이 활동하던 B.C.4세기에 그리스어 πάθος의 의미는 다음과 같았다.       



  * πάθος(pathos 파토스) : 


          사고, 나쁜 경험, 고통, 불운     



여기서 유래한 영어단어가 sympathy 와 empathy 다. 


제주 곽지해수욕장


영어사전은 sympathy 도 ‘동정, 공감’, empathy 도 ‘동정, 공감’으로 설명하지만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에선 구별한다.     


* sympathy (심퍼시) : 동정   


* empathy (엠퍼시) : 공감     


동정 or 공감?


단어를 쪼개면 의미가 살아난다.     



* sympathy : sym(동시에)-path(고통) 

  [즉, 타인의 고통을 나도 동시에 느낀다.]      


* empathy : em(안으로)-path(고통) 

   [즉, 타인의 고통 속으로 ‘일부러’ 들어간다.]      



동정은 노력이 필요 없다. 즉각적으로 발생하는 감정이다.      


공감은 다르다. 노력이 필요한 감정이다. 갈고닦아야 길러진다. 그래서 ‘공감’은 ‘능력’과 패키지다. '공감능력'.        


공감능력에도 눈덩이 효과가 적용된다. 출발이 좋으면 호박, 출발 때 버벅거리면 좁쌀이다. 


똑같이 100번 굴러도 결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 엄청난 차이.      


브리턴 리비에르


공감능력의 출발은 언제일까?     


엄마와 풍부한 스킨십을 통해 언어를 학습할 때, 공감능력은 호박이 되어 출발한다.      


요즘 아이들은 좁쌀이다. 


엄마보다 기계(TV, 게임, 휴대폰, 유튜브)한테서 더 많은 언어를 습득하기 때문이다. 


엄마와의 애착이 빠진 언어학습은 건조한 상품설명서를 읽는 것과 같다. 공감능력은 자라지 않는다. 

        


사이코란 영어단어는 없다. 하도 많이 쓰니까 요즘엔 사전에도 올랐지만, 원래 단어는 사이코패스(psychopath)다. 저 안에도 자세히 보면 ‘path’가 있다. 뜬금없이 이 단어가 떠올랐다.   


('1센티 인문학' 5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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