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레히트 뒤러
소송, 특히 형사소송은 당사자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판사는, 법복을 입은 신이다.
정의의 신.
그래서 판사는 두려움과 떨림으로 그 직을 수행해야 한다.
눈을 가린다는 것은, 외부 요인은 일절 무시하고, 정의의 원칙으로만 재판을 수행하겠다는 것
정말 그럴까?
15~16세기를 살았던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다. 제목은 '눈이 가려진 정의의 여신'.
당시에도 판사의 눈을 가려, 이권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이 도상은 오랫동안 그렇게 해석되었다. 그런데.
문득 요즘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정의의 여신은 자신의 눈을 가리려는 바보들을 용인했을까?"
사실은,
바보들의 손을 빌려,
스스로 정의에 눈 감은 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