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세가 이런데, 당신의 신세는 어떠한가요?
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공기관에서 직장 생활한 지 8년 차인, 30대 말 이혼녀다.
얼마 전 거래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학 얘기가 나왔다. 내가 졸업한 학교 이름을 말했더니, 그는 눈이 동그래지며 이렇게 말했다.
“명문대 나와서 겨우 거기 다녀?”
순간, 그 말이 진심이 뇌를 거치지 않고 튀어나온 거라는 게 느껴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 역시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명문대’라는 말이라도 붙여주니, 그게 어디냐 싶어 오히려 고마웠다.
나는 오래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정말 간절하게 끄적여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주제는 늘 같았다. 망한 내 신세.
예전부터 나는 ‘내가 망한 이야기, 실패한 이야기, 남들 앞에서는 잘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망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서가 넘쳐난다.
책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망할 뻔했는데, 안 망했지롱.
SNS도 마찬가지다. 다들 예쁜 거, 멋진 거, 잘난 것만 올린다.
그래서 나는 종종 착각한다.
‘나만 빼고 다 괜찮게 사는 것 같아.’
그러다 우울해지고, 뒤돌아보면 나 역시 없는 거 있는 척, 잘 사는 척 하며 SNS에 올려대고 있었다.
친구 관계도 다르지 않았다. 못난 이야기, 힘든 이야기는 점점 사라지고, 서로 감추며 사는 사이가 되었다.
내가 솔직하게 망한 이야기를 쓰면, 독자는 두 부류로 나뉠 것 같다.
“와, 진짜 불쌍하다…” (연민)
“그게 뭐 망한 거야? 내가 더 별로거든.” (비교와 무심함)
혹은 내가 예상 못 한 반응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 호기심 때문에, 나는 자랑과 성공담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망한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다.
내 신세는 이렇다.
그렇다면 당신의 신세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