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시간

선선한 바람과 파란 하늘

by 애나 강

선선한 가을바람이 창문 틈으로 스며든다.
파란 하늘 위에 흰 구름이 느릿하게 흘러가고, 코끝으로 가을 냄새가 스며든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 향기는, 어느 순간 우리의 마음을 살짝 포근하게 만든다.
여름의 뜨거움이 사라지고, 낮과 밤이 선명하게 구분되는 계절, 바로 가을이다.

짧은 가을이 우리에게 주는 선선함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따스했던 햇살 속에서도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
마음 한 켠이 자연스레 평온해지고, 하루의 소소한 순간조차 특별하게 느껴진다.
공원 길을 걷다가 떨어진 낙엽을 밟는 순간, 발끝에서 전해지는 바삭한 소리와
가벼워진 마음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갑다.

하지만 가을은 늘 짧다.
오늘의 선선함이 내일은 조금씩 찬바람으로 변하고,
그 바람은 결국 차가운 겨울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럼에도 겨울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 잔을 손에 쥐고 마시는 순간,
우리에게 주어지는 소소한 행복은 겨울만의 선물이다.

최근에는 계절의 변화가 더욱 빠르고 불규칙해진 것 같다.
예전 같으면 9월이면 서늘해지고, 11월이면 완연한 겨울이었는데
이제는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은 더 짧아졌다.
그래도 계절이 우리에게 주는 순간순간의 평화로움만은 변하지 않는다.
잠시 멈춰 서서 바람을 느끼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오늘의 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소중하다.

가을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와
선선함으로 마음을 스치고,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지나간다.
짧지만 진하게 남는 가을의 감각은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 삶의 잔잔한 행복을 일깨워 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을을 느낀다.
잠시 머물다 사라질 계절이라도,
그 안에서 마음의 온기를 찾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
곧 다가올 겨울의 차가움도, 그 나름의 이야기를 품고 있으니까.
계절의 변화가 불확실하더라도, 우리 마음 속 계절은 늘 평화롭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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