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지 않은 가을의 얼굴
아침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든다.
그 빛이 참 따뜻해 보이는데, 막상 바람은 차갑다.
무더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이 올 줄 알았는데,
어느새 초겨울의 문턱에 서 있는 듯하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계절이 너무 성급하게 달려간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아침마다 일어나기가 참 힘들다.
춥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는 일이 이렇게 어려웠나 싶다.
진한 모닝커피 한 잔으로 정신을 붙잡아 보지만,
몸은 여전히 둔하고 마음은 느리다.
가을이라 하면,
따뜻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마음을 감싸는 포근함이 먼저 떠올랐다.
책 한 권과 차 한 잔이 어울리는 계절,
하늘은 높고 마음은 한결 여유로워지는 그런 시간.
그런데 요즘은 지구의 변화 때문인지 계절의 얼굴이 자꾸만 달라진다.
짧은 가을, 길어진 여름, 너무 빨리 찾아오는 겨울.
세상이 변하듯 계절도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낙엽이 쌓인 길을 걸을 때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괜스레 마음이 편안해진다.
걷는다는 건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나를 다독이는 시간이라는 걸 매번 느낀다.
햇살이 포근한 낮에는 아직 가을이 남아 있는 듯하지만,
해가 지면 금세 손끝이 시려온다.
가을과 겨울이 하루에도 몇 번씩 교차하는 요즘,
몸과 마음이 그 변화를 따라가기 버겁다.
가을은 본래 풍성한 계절이다.
감이 익어가고, 밤이 떨어지고, 산에는 단풍이 물든다.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여행을 떠나고,
사진 속 가을은 언제나 따뜻하다.
하지만 정작 내 마음속 가을은
점점 더 짧고 쓸쓸해지고 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가을을 기다린다.
그 포근한 공기, 부드러운 햇살, 그리고 낙엽 밟는 그 소리.
잠깐이라도 그런 순간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을은 아름답다.
짧은 계절이지만,
그 안에서 마음을 쉬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
바람은 차가워졌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따뜻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