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에게 말을 걸어보려 한다

조용한 위로의 말 한마디

by 애나 강



이제는 안다.
글쓰기란 단지 무언가를 기록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멋진 문장을 남기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보다 더 깊고 조용한 일,
내 안의 나와 마주 앉아 대화하는 시간이 바로 글쓰기였다.

하루 10분.
짧지만 소중한 그 시간을 통해
나는 조금씩 내 안의 무너진 조각들을 다시 맞춰가기 시작했다.
비바람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이 정직한 대화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낯설고 서툴렀다.
뭐라고 써야 할지 몰라 펜만 만지작거렸던 날들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깨달았다.
글이 꼭 멋질 필요는 없다는 걸.
누구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이 글은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기에
나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숨 쉬듯 써내려가기만 하면 되었다.

살다 보면 이유도 모른 채 지쳐 있는 날이 있다.
누구의 말도 위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작은 말 한마디에 더 상처를 입는 날.
그럴 땐 조용히 노트를 펴고
나에게 말을 걸어보는 것이다.

"오늘은 좀 힘들었지?"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참 잘한 거야."
"괜찮아,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 단순한 말들이
기적처럼 마음을 어루만지고,
엉킨 감정을 천천히 풀어내기 시작한다.
말로 꺼내기 어려웠던 감정들이
글이 되어 종이 위로 스며든다.
나는 그제야, 오늘 하루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오늘 밤도 나는 노트를 펴고,
스스로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본다.
아무도 듣지 않아도 괜찮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이건 내 마음이 나에게 보내는 인사이자,
내가 나를 지켜내는 가장 조용하고 단단한 방식이니까.

"괜찮아. 오늘도 충분히 잘했어."
그 한 문장이, 오늘도 나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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