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이브날

작은 불빛들

by 애나 강



초록 트리 위에
작은 불빛들이
하나씩 숨을 켠다

유리 장식에 비친 얼굴들
웃음과 기대,


그리고 말없이 지나온 하루들

누군가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 날을 기다렸을 테고


누군가는
삶에 지쳐
크리스마스가 와도
그냥 하루처럼 흘려보냈겠지


바쁜 걸음 사이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캐럴 한 소절에
잠시
마음이 풀어진다


연인들은
서로의 손에
작은 선물을 쥐여주고
예약해둔 저녁 식탁 앞에서
행복을 천천히 씹어 먹겠지


또 누군가는
아무도 오지 않는 방에서
불 켜진 트리만 바라보다
하루를 접을지도 모르고


어떤 이는
가족들과 둘러앉아
음식 냄새 가득한 부엌에서
웃음이 넘치는 밤을 보내겠지


혼자인 사람도
가족이 있는 사람도
함께할 사람이 없는 사람도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날만큼은
잠시 멈춰
자신에게 따뜻해졌으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조금은
행복해졌으면


오늘 밤,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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