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소리
요즘은 팔이 아프다.
그래서 걷는 일을 미뤘다.
밖에 나가는 것보다, 참는 쪽이 익숙해진 탓이다.
남편이 걷자고 했다.
괜히 미안해서, 괜히 괜찮은 척하며 따라나섰다.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몸은 이미 대답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조금 걷다 보니 팔이 욱신거렸다.
애써 숨기려 했지만,
통증은 늘 먼저 소리가 된다.
아, 하고 짧게.
남편이 말했다.
“그렇게 소리를 내면 좀 나아져?
솔직히 듣기엔 별로야.”
그 말이 아픈 팔보다 먼저 남았다.
예전 같았으면 말없이 마음을 접었을 것이다.
그날은 그러지 않았다.
“자기도 아플 때 그러잖아.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면
아, 이 사람이 많이 아프구나 생각했어.
그래서 이마도 만져보고 그랬고.”
말을 하면서 알았다.
나는 늘 같은 방식의 위로를 기대해왔다는 걸.
아픔 앞에서만큼은
서로 같은 사람이길 바랐다는 걸.
하지만 우리는 다르게 아픈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소리를 내고,
누군가는 그 소리를 버거워한다.
누군가는 손을 내밀고,
누군가는 한 발 물러선다.
바람이 불었다.
길은 계속 이어졌고,
팔은 여전히 아팠다.
마음도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예전처럼
감정을 삼키지는 않았다.
아픔을 아프다고 말한 것만으로도
그날의 나는 조금 나아졌다.
걷는다는 건
몸을 움직이는 일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마음을 늦추는 일에 가깝다.
그날의 산책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알게 되었다.
아픔 앞에서 나는 여전히,
이해받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