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가진 마음

흉내 낼 수 없는 진짜 마음

by 애나 강


사람과 AI가 끝내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마음, 그리고 정일 것이다.

사람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 있다.

애절해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 마음,
간절해서 밤새 뒤척이게 되는 마음,
괜히 웃음이 나고 괜히 설레는 마음,
말 한마디에 오래도록 고마움이 남는 마음.

이런 마음들은 배워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어디 매뉴얼에 적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살아오면서, 다치고 흔들리면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조금씩 몸에 배어드는 것이다.

AI는 정확하다.
사람이 묻는 질문에 논리적으로 대답할 수 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감의 문장도 만들어낸다.
위로의 말도, 격려의 말도 흉내 낼 수 있다.
하지만 그 공감은 어디까지나 계산된 공감일 뿐이다.

아마 AI는 모를 것이다.
아무 일도 없는데 가슴이 저릿해지는 순간을.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목이 먼저 잠겨버리는 감정을.
웃고 있지만 속에서는 이미 울고 있는 상태를.

사람의 마음은 늘 모순적이다.
이성으로는 이해가 되는데 감정은 따라주지 않고,
머리로는 끝내야 하는데 가슴이 붙잡는다.
이 미묘한 틈, 이 설명할 수 없는 간격 속에서
사람은 사람답게 흔들린다.

AI는 피를 흘리지 않는다.
넘어져서 무릎이 까져본 적도 없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하루의 기분이 망가져본 적도 없다.

그래서 AI는
‘아픈 이유’를 설명할 수는 있어도
‘아픈 느낌’을 알 수는 없다.

아무리 정교한 로봇이 나오고,
아무리 사람처럼 말하고 웃어도
그 안에는 체온이 없다.
심장이 뛰지 않고,
기다림의 무게도 모른다.

사람은 가슴으로 산다.
때로는 손해인 걸 알면서도 선택하고,
후회할 걸 알면서도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
그 비효율적인 선택들 속에서 정이 쌓이고, 관계가 남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은
기능이 아니라 흔적이다.
함께 보낸 시간의 흔적,
같이 울고 웃었던 기억의 결,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온기 같은 것.

아무리 사람들이
로봇을 사람처럼 만들려고 해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피가 흐르고,
가슴으로 느끼고,
뜨겁게 끌어오르는 감정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걸
어찌 AI가 알 수 있겠는가.

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서툴고, 느리고, 자주 상처받으면서도
끝내 사람을 찾고
사람에게 기대는지도 모른다.

마음은
흉내 낼 수 없기에 더 진짜인,
오직 사람이 가진 가장 인간적인 능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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