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없는 겨울의 끝에서

해가 길어진 오후 다섯 시

by 애나 강



어느새 해가 길어졌다.
오후 다섯 시인데도 밖은 아직 환하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이번 겨울엔 눈이 거의 오지 않았다.
눈 구경 한 번 못 한 채 겨울이 이렇게 가버리는 걸까.
그렇게 또 따스한 봄이 슬며시 오려는지도 모르겠다.

계절이 갈수록 사계절의 맛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 같다.
지구온난화 때문일까.
괜히 마음 한켠이 걱정으로 무거워진다.

그래도 봄은 좋다.
꽃이 피고, 바람이 달라지고,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니까.

어서 오너라, 봄아.
조금 늦어도 괜찮으니, 예전처럼 천천히 와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