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도 않은 일에 마음을 다 써버렸다
사람들은 말한다.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맞는 말이다. 너무 맞는 말이라서,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괜히 더 작아진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걱정이 많은 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혼자서 미리 걱정하고, 혼자서 미리 두려워한다.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머릿속에서 수십 번쯤 살아본다.
잘 안 되면 어쩌지, 상처받으면 어쩌지, 또 실망하면 어쩌지.
그러다 보면 정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나는 이미 지쳐 있다.
이상한 건, 걱정한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걱정을 많이 한 만큼 결과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두려워한 만큼 실패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마음은 말을 듣지 않는다.
생각은 이미 한참 앞서가 있고, 불안은 나보다 먼저 도착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너무 복잡하게 살지 마.”
“단순하게 생각하면 돼.”
이런 말들도 참 많이 들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되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가볍게.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나란 사람은 왜 이렇게 매사에 마음이 무거운지,
왜 사소한 일에도 스스로를 괴롭히는지.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나의 성격이라면,
이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그걸 고쳐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안고 가야 하는 걸까.
어쩌면 인생이라는 게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걱정하지 않으려 애쓰는 또 하나의 걱정,
두려워하지 않으려 다짐하다가 다시 두려워지는 마음.
그 반복 속에서 조금씩 나를 알아가는 과정일지도.
오늘도 나는 여전히 걱정하고, 여전히 두려워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그 마음을 미워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겁이 많다는 건, 그만큼 진지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
상처받기 싫어서,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미리 마음을 준비하는 것뿐일지도 모르니까.
완벽하게 단순해지지 않아도 괜찮다.
걱정이 많은 나라도, 두려움 속에 머무는 나라도
결국은 나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오늘도 불안한 마음을 안고 하루를 버텼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아낸 하루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