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지구
둥근 지구 안에
서로 다른 언어의 숨이 산다
누군가는 오늘도
모르는 나라의 빵 냄새로 아침을 열고
누군가는 낯선 하늘 아래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른다
피부의 색은 다르고
발음은 어긋나도
웃을 때의 눈매는 비슷하고
울 때의 떨림은 닮아 있다
서울의 새벽과
파리의 저녁이
한 지구 위에서 스쳐 지나가고
나이로비의 뜨거운 오후와
리우데자네이루의 바닷바람도
같은 둥근 등을 나눠 가진다
지도 위에 선을 긋고
우리는 나라를 나누지만
지구는 아무 말 없이
그 선들을 지워버린다
이곳에서 흘린 눈물도
저곳에서 피운 웃음도
결국은 같은 바다로 흘러가
같은 하늘에 닿는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지구는 여전히 둥글게 품어준다
너와 나 사이에
국경이 있어도
숨 쉬는 공기는 하나라는 걸
이 별은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