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것들

지나간 뒤에야 보이는 마음

by 애나 강



비가 그치고 나서야
우산을 챙기지 않았음을 알고,

사람이 떠난 뒤에야
그의 말투 속에 숨어 있던 다정을 읽는다.

그때는 몰랐다.
서운함이라 부르던 감정이
사실은 기대였다는 것을.

붙잡지 못한 손이
내가 잡고 싶었던 전부였다는 것을.

시간은 늘
설명 없이 지나가고
우리는 늘
뒤늦게 해석을 배운다.

창가에 놓인 빈 의자,
읽다 만 책갈피,
지우지 못한 메시지 하나.

아무 일 아닌 듯 흘려보낸 순간들이
어느 날 문득
심장 한가운데를 두드린다.

그때 조금만 더
천천히 말할 걸.
조금만 더
따뜻하게 바라볼 걸.

하지만 삶은
되돌아가는 길을 만들지 않고
대신 깨달음을 남긴다.

그래서 우리는
또 다른 오늘을
조심히 건너간다.

지금 곁에 있는 것들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이번에는
지나고 나서야가 아니라
지나기 전에
알아채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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