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남긴 상처
성당 반모임에서 나는 늘 마음이 쓰이는 자매님이 있었다.
성경을 읽고 나눔을 하는 시간, 그분의 이야기는 늘 조금은 엉뚱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엉뚱함이 사람들의 눈길을 차갑게 만들었다.
그분이 대화에 들어설 때마다 묘한 벽이 세워지는 느낌,
마치 조용히 왕따를 당하는 듯한 공기 속에서
나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챙겼다.
집에 갈 때 차를 태워주고,
모임이 있는 날이면 함께 가자고 연락했다.
누군가의 외로움을 조금 덜어주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세상은 내가 기대한 만큼 따뜻하지 않았다.
남편의 사업이 무너지고 내가 일을 찾아 헤맬 때,
그 자매님 덕분에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건 또 다른 냉기였다.
왕따를 주도하던 자매님과 엉뚱한 자매님이
같은 일터에 있었고,
내가 들어온 첫날부터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나는 내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말이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일을 배우는 내내 들려오는 차가운 말들,
손님 앞에서 울리듯 퍼지는 큰소리,
쉬는 시간을 두고 벌어진 소란까지.
누군가의 따뜻함을 믿고 들어온 자리에서
나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마음이 다쳐갔다.
결국 퇴근 후 집에서 쓰러지듯 앉아
식은땀을 흘리며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챙긴다고 다 좋은 사람은 아니구나.’
엉뚱한 자매님도, 왕따를 주도하던 자매님도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나를 힘들게 만든 건 같았다.
사람의 진짜 마음은
겉모습만으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나는 그때 배웠다.
지금도 반모임에서 왕따를 주도하던 자매님을 마주친다.
내 눈치를 보는 그 시선을 보면
아마 본인도 알 것이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사람을 그렇게 대했던 걸.
엉뚱한 자매님은 그 사건 이후로
반모임에 나오지 않는다.
사람 사이에서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는 걸
나는 그분을 통해 또 한 번 배웠다.
사람 관계는 참 어렵다.
그래도 나는 믿고 싶다.
누군가를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감싸는 사람이
더 많아져서,
다시는 이런 상처가 남지 않는 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