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물결이 밀려올 때

반주가 건드린 마음의 깊이

by 애나 강



마음의 물결이 밀려올 때

가끔, 아무 예고도 없이 나의 밝은 마음이 가라앉는다.
햇살처럼 투명하던 기분이 서서히 흐려지고, 가슴 안쪽이 서늘하게 막혀온다. 이유를 묻고 싶지만, 답은 어디에도 없다. 그저 온몸이 조금씩 무거워지고, 생각은 실타래처럼 엉켜만 간다.

그날도 그랬다.
무심히 켜둔 플레이리스트에서 케이윌의 *〈내게 어울릴 노래가 없어〉*가 흘러나왔다. 가사를 듣기도 전에, 첫 반주의 선율이 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다. 건반 위에서 떨어지는 음 하나하나가, 오래전 잠들어 있던 기억과 감정을 불러올렸다.

마음 저 밑에서 무언가 끊어올라왔다.
그것은 슬픔일 수도, 그리움일 수도, 아니면 말하지 못했던 상처일 수도 있었다. 분명한 건, 그 순간 나는 나조차 몰랐던 내 마음의 깊이를 마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음악은 참 묘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그 울림만으로 사람의 내면을 무너뜨리고, 또 끌어안는다.

그날 이후로 나는 가끔 일부러 그 노래를 튼다.
다시 마음이 무거워질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의 나를 만나고 싶어서다. 기쁠 때만이 아니라, 이렇게 이유 없이 무너지는 날에도, 나를 있는 그대로 꺼내어 마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으니까.

어쩌면 삶은, 이런 반복 속에서 나를 이해해 가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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