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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사 Feb 05. 2021

기술사 취득기 #4 서브노트를 꼭 만들어야 할까

기술사 자격증은 공부량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소위 ‘서브노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만의 암기 요약노트, 답안지 정리노트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로부터 ‘서브노트 꼭 만들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아마도 그 속에는 ‘만들기 싫은데 꼭 만들어야 하나?’ 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고민하고 있다면 서브노트는 꼭 만들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만들지 않고도 합격하는 소수의 분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합격자들이 자신만의 서브노트를 가지고 있으며, 만들지 않고 합격한 분들도 최소한 자신만의 답안지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주변에 보면 서브노트를 작성하기 귀찮아서 만들지 않고 공부를 진행하다가 몇 번의 탈락을 경험한 후, 나중에서야 ‘만들어야 하는구나..’ 하면서 만들기 시작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어떤 분은 1차 필기시험 때는 만들지 않고 합격을 했는데, 2차 면접시험에서 자꾸 떨어져서 그제야 서브노트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서브노트 작성이 합격을 늦추는 것 같지만 결국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처음에 서브노트를 작성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럴 땐 교재 내용 중 핵심 키워드와 문장들을 뽑아서 그대로 받아 적는 것도 좋고, 남들이 만든 노트를 베껴 적는 것도 방법이다. 잘 만들어진 서브노트를 그대로 받아 적는 과정도 큰 공부가 된다. (잘 만든 서브노트는 학원이나 인터넷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초반까지만 유효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타인의 서브노트에 의존하지 않고 나만의 노트를 만들어야만 한다. 합격자가 어떻게 레이아웃을 구성했고 특화를 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논리를 풀어가고 내용을 정리했는지 정도만 힌트를 얻어가면 된다. 다른 사람의 서브노트를 보면서 암기하려고 하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논리로 적혔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논리를 가지고 직접 정리를 해보면 다시 볼 때 암기가 훨씬 쉬워진다.     


그렇게 타인의 서브노트를 참고하여 몇 가지 문제의 답을 만들다 보면 ‘아 서브노트를 이렇게 만들어야겠구나’ 하는 나만의 방법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면 특화할 아이템들을 덧붙인 그야말로 ‘나만의 서브노트’가 생긴다.      


합격하려면 최소 용어 문제 100개, 서술형 문제 50개 정도를 정리해야 한다고들 한다. 이것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다만 그 정도 양을 정리하다 보면 그 방대한 양의 문제들이 몇 가지 유형으로 정리가 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서브노트를 만드는 기간은 길어야 3개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서브노트가 다 작성되었다고 해서 ‘이제 이것만 보면 되겠지’ 생각하면 안 된다. 이제 초안 작업이 끝났을 뿐이다. 시험 전까지 계속 반복해서 읽고 써보되, 특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남들도 이 정도의 서브노트는 다 만들기 때문이다. ‘이건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더 보기 좋겠다, 여기는 글보다는 표를 넣는 것이 좋겠다, 여기엔 그림으로 그리는 게 낫겠다’ 하면서 조금씩 발전을 시켜야 한다. 시험 2~3주 전에는 시사적인 문제나 학원에서 찍어주는 예상 문제도 답안지 형식으로 정리해놓는 것이 필요하다.     


시험을 쳐보면 알겠지만 시험 시간이 결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무언갈 떠올리며 정리하며 적기보다는 떠오르는 것들을 기계적으로 서술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서브노트에 적어놓은 아이템들을 완벽하게 숙지하여 이 문제에도 갖다 붙이고, 저 문제에도 갖다 붙일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특화 아이템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첫째로 나의 현장 경험을 서브노트에 녹이는 것이다. 현장에서 사용했던 시방서, 단면을 끊어보았던 스케치, 현장 소장에게 들었던 자잘한 내용들.

둘째는 논문 및 기술서적 등에서 아이템들을 가져와서 그림이나 글로 잘 풀어내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대한 건축학회에서 출판한 ‘건축기술지침’과 ㈜바로 건설기술에서 출판한 ‘튼튼하고 아름다운 건축시공이야기’가 도움이 되었다.

셋째는 레이아웃, 배치를 잘하는 것이다. 적절한 그림과 표의 배치, 긴 서술형을 도식화하는 것들이다.

마지막으로 답안지를 예쁘게 보이기 위한 노력이다. 핵심 단어에 네모 박스를 친다거나 도형자를 통해 결론 부위에 포인트를 주는 것들. 그림을 잘 그리는 것, 한자나 영어를 넣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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