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도 함께 해요.
2007년 미국에 갔을 때 제일 충격받았던 일은 음식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섞어 버리는 일이었습니다. 기숙사에 살면서 분리수거를 했던 기억은 없어요.;; 1년 정도 있으니 죄책감이 사라지더라고요. 그리고 2015년 신혼여행으로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 월드에 갔을 때도 변한 게 없었죠. 푸트코트에서 식사를 끝내고 치우려고 쟁반을 들고 서성이니 다 때려(?) 넣고 버린 쓰레기통이 있더라구요. 아... 여긴 아직도 이러는구나 싶었습니다.
반면에 뉴욕에 사는 화상 영어 선생님께 얼마 전에 물어보니, 자기네 아파트에서는 매주 분리수거를 하는데, 만약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을 경우, (재활용 업체의 신고인지, 시에서 조사를 나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파트 자체에 벌금이 부과된다고 해요. 그러면 그 벌금은 N분의 1로 주민들에게 부과된다고 합니다. 주마다, 사는 곳마다 철저하게 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 것 같아요.
반면 우리나라는 분리수거를 한지는 오래됐는데, 제대로 하게 된 건 얼마 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기 시작한 건 결혼하고 나서였던 것 같습니다.
페트를 감싸고 있는 비닐, 뚜껑을 따로 분리해서 버리기
코팅지는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기
용기는 씻어서 버리기
상자에 붙은 종이, 테이프 떼서 버리기 등등
쓰레기 대란, 재활용 업체 수거 거부라는 일이 이슈가 되고 나서, 아파트에서도 철저하게 분리수거 방식을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로 살고 있는 지금 아파트에서는 시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나눠 줄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분리수거를 잘해서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싶다는 저의 분리수거 목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얼마 전에 그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생겼습니다.
바로 플라스틱 병뚜껑 고리에 걸린 새 사진이었어요... 플라스틱 고리가 목에 걸려 빼지 못하는 동물들이 많다는 거예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피해였습니다. 플라스틱 고리를 빼서 잘라야 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기사를 본 후로 저의 분리수거 목표는 또 다른 피해를 줄이자로 바뀌었습니다.
병 고리는 꼭 끊어서 버려 주세요!
https://kr.theepochtimes.com/share/536980
분리수거를 하다 보면 일상생활에서 쓰고 있는 물건들이 정말 다양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분리하기 힘들면 힘들수록 그렇게 느껴요. 부러진 우산, 깨진 콘센트, 상장 케이스... 제가 최근에 버린 것들인데 정말 난감했습니다.
저런 물품들 말고, 과연 플라스틱이나 유리 용기들은 분리수거하기가 편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죠.
그나마 플라스틱에 붙어있는 비닐은 떼기가 수월하게 바뀌긴 했어요. 하지만 병뚜껑 고리를 빼는 일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어떤 업체들은 '일체형 병뚜껑'이라고 해서 병을 돌려서 딸 때 고리까지 빠지게 하는 방식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많은 패키지 상품에 적용되면 좋겠습니다.
또 요즘 배달음식 정말 많이 시켜 먹게 되죠?
플라스틱 용기에 붙은 비닐을 떼는 게 가장 고역인데요. 최대한 분리하긴 하지만 완전히 떼지 못하고 버리게 됩니다. 음식을 흘리지 않으려면 이 방법뿐인가 싶었는데, 치즈를 샀다가 분리수거를 수월하게 만든 포장재를 발견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떼었다가 다시 붙일 수도 있고, 플라스틱에서 비닐이 깔끔하게 떨어지게 만들었어요. 해외에서는 있는데 왜 국내에서는 이런 포장 방식을 안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저는 요즘 병뚜껑부터 PP, PE가 써진 작은 플라스틱을 열심히 모으고 있어요.
바로 서울 환경연합이라는 단체에 참새 2기가 되었거든요! 두 달 정도 모은 플라스틱을 보내면(택배비는 선불이고, 리워드를 받는 택배비라 생각하면 돼요.), 리워드로 업사이클링으로 제작한 '튜브 짜개'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작은 플라스틱들은 선별장에서 재활용이 되지 않고 버려지기 때문에 이렇게 모으면 업사이클링을 할 수 있다니 너무 좋더라고요!
이렇게 직접 만드는 영상으로 업사이클링이 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을 하니, 동참하는 동기가 강해졌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K-zrwmvUfOc
플라스틱을 안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버려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제 추석이고, 명절 선물과 음식 준비로 집에서 엄청난 쓰레기가 또 쏟아져 나오겠죠? 이번 명절부터라도 어떻게 분리수거를 해야 하지 모를 땐 찾아보고 고민해 보고 버리면 어떨까요?
언니는 글을 쓰고, 동생은 그림을 그립니다.
글 : 김 연 /그림 : 김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