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아름다움

일상의 통찰

by JJ




무겁게 내린 블라인드 틈새로,

어두운 사무실에 오전 빛이 새어들었다.


지친 책상 위의 푸른빛 노트북 화면에서

드라마속 신입사원의 밝은 목소리가 애꿎었다.



"오늘 별 사고도 없이, 너무 좋은 하루네요!"


10년차가 답했다. 꼭 당신처럼.


"그래, 오늘 꽤 괜찮은 하루지.

그런데 내일도 별일 없을거란 말이지, 어제처럼 말야.

그래서... 가끔은 찰나의 아름다움을 깨닫지 못하는것 같아."


"Yes - It is a good day. But tomorrow is going to be just like today, and I know that because today is just like yesterday.

So, sometimes, it's just kind of hard to find those moments of beauty."


혼자 앉아있는 사치같은 사무실이 외로워서

틀어놓은 티비속에서,

그들도 무탈함을 외로워하는 사치를 부리고 있다.


새벽부터 출근해 잠시 시린 눈을 붙이고 일어난 정오.

불꺼진 사무실 밖은 쓸데없이 화창했다.

총량의 법칙때문에,

밖이 다 화창하느라 내게 남은 빛은 없었다.



기름진 배달음식을 우겨넣고,

늘어지는 몸을 일으켜 점심수업을 하러

길 건너편 건물로 향했다.


문밖을 나서는 순간 미지근한 늦봄바람 속

만개한 5월의 짙은 장미가 코끝을 찌르자,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찰나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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