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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Dec 26. 2019

자기 계발로 영어 공부를 한다고?

가장 만만한 자기 계발 & 취미 중 하나가 영어 공부다.


하지만 이런 가벼운 마음가짐으로는 실력 향상은커녕 취미도 될 수 없다.


영어 공부는 자기 계발이 아니다.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 또 다른 업무다. 높은 인내심과 전략적 계획이 필요한 또 다른 학습이다.


2020 새해 다짐으로 영어 공부를 하려는 사람, 또는 몇 년째 자기 계발로만 영어 학습을 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과거의 나에게 쓰는 글이다.




취미와 영어 공부의 차이점

취미에는 목적이 없다. 넷플릭스, 축구, 맛집 탐방, 일기 등 그 과정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한다.


그러나 영어 공부는 오히려 재미없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좋아하는 영화, 미드로 공부하면 무조건 재밌다고? 아니다.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영어를 잘하려면 반복은 필수이다. 그리고 반복은 필연적으로 지겹다.


같은 구간을 들릴 때까지 몇 번이고 되감아 본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필기해두고 나중에 복습한다. 특히, 스피킹을 잘하고 싶다면 최소 10번은 앵무새처럼 따라 말해봐야 한다.


영어가 재밌을 순 있어도 영어 공부 자체가 100% 재밌다면 거짓말이다. 필자도 현재 최애 영화인 Wonder로 공부하고 있지만 재미없는 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



영어 공부 목적

취미와 다르게 영어 공부에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 여러분은 영어 공부를 왜 하는가? 이유는 많다. 여행 가서 현지인과 대화하고 싶어서, 회사에서 필요해서, 학교 영어 수업 들으려고, 교환학생 가려고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한 가지 공통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의사소통이다. 상대방에게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영어로 전달하고 싶다.


설령 영어 공부가 100% 재밌다 하더라도 위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면? 필자라면 절대 영어 공부 안 한다. 반면에, 재미가 없더라도 실력 향상이 보장된다면 잠을 줄여서라도 이 재미없는 취미를 지속하겠다.


이처럼 우리는 재미가 아니라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영어를 공부한다. 영어에는 도달하고자 하는 특정 지점이 있으며 간절히 바라는 결과물이 존재한다.



영어가 단순 자기 계발이 될 수 없는 이유

당연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점이 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경험적으로 보건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연속해서 3개월은 해야 가시적 성과를 느낄 수 있다. 그것도 매일 하루 2시간은 쏟았을 때 얘기다. 하루 10분? 10년을 해도 안된다. 축구 배우는데 10년 동안 준비 운동하는 꼴이다.



게다가, 강한 인내심도 필요하다. 영어 공부도 어쨌든 공부다. 그리고 공부의 본질은 반복이다. 안 그래도 지겨운데, 3개월, 2시간을 해야 하니 끈기와 참을성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


이건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자기 계발이나 취미가 아니다. 어쩌면 하고 있는 일이나 공부보다 더 빡셀 수 있다.



우리 영어 학습의 현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 가짐으로,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하고 있을까? 결과는 어떠할까?


◎ 영어 공부가 취미예요

영어는 취미, 기껏해야 여러 자기 계발 중 하나일 뿐이다. 시간 나면 하는 정도다. 퇴근 후 남는 시간에 하는, 하면 좋고 안 하면 그만인 일이다.


◎ 목표 근처에도 못 간다

느슨한 태도 때문에 지속적으로 학습하질 못한다. 3개월은커녕 3주도 연속해서 유지하지 못한다. 피곤하면 내일 한다. 회식 있으면 그 날은 쉰다. 과제나 시험 기간이 있으면 당연히 쉰다.


하루를 공부하더라도 90분을 채 넘기지 못한다. 30분 정도 하고 나서 "그래도 공부했잖아!' 하는 안도감과 함께 게임을 켜거나 쇼핑몰을 뒤진다. 2시간을 하더라도 카톡, 페이스북, 인스타 여러 창을 넘나 들며 온전히 몰입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전히 학습 자료를 찾아 헤맨다. 쉐도잉을 하는 게 아니라 쉐도잉 하는 법을 찾아 헤맨다. 언제, 얼마나 공부할지 확고한 계획도 없다. 정해진 세팅, 습관이 없으니 공부를 시작조차 못한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게 아니라 매번 준비만 하다 끝난다.


◎ 남는 건 스트레스뿐

일관적인 학습법도 없고 지속적으로 학습하지 않는다. 당연히 성과도 없다. 그러니 재미도 없고 성취감은 더더욱 없다. 하긴 해야겠다는 의무감, 압박감 느낀다. 남는 건 스트레스뿐이다.



이런 악순환이 몇 개월, 몇 년이 지속된다. 결과론적으로 얻는 게 없다. 재미도 없고 성과도 없다. 이건 취미도 아니고 자기 계발도 아니고 학습도 아니다. 그냥 시간 낭비다. 그것도 정신적 에너지를 갉아먹는 기분 나쁜 시간 낭비다.  



영어를 대하는 우리의 올바른 마음 가짐

실패의 시작은 영어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안일하고 느슨하게 바라보니 행동도, 결과물도 그닥이다. 생각을 바꾸자. 패러다임을 전환하자. 영어는 취미가 아니다. 영어는 업무이고, 또 다른 공부다.


영어는 시간 나면 하는 취미가 아니라 어떤 일이 있어도 매일 해야 하는 일이다. 영어는 무조건 재밌는 게 아니라 상당한 인내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과제다. 생각 없이 무조건 할 수 있는 자기 계발이 아니라 전략과 계획이 필요한 업무다.


애초에 우리가 영어를 가볍게 여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영어 학습에 필요한 절대 시간을 부인하고 싶다. 실패하고 싶지 않고 스트레스받기 싫다. 그래서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목표를 무시한다. 가볍게 볼수록 부담감이 덜 하다.


출처: AZ QUOTES, https://www.azquotes.com/quote/835312


둘째, 이런 안일한 인식이 학원 마케팅에 그대로 이용된다. 하루 30분 또는 10분 영어 문구 따위로 잠재적 학습자를 유혹한다. 필자도, 모든 교육 업체도 다 알고 있다. 대부분 뭐라도 하고 싶어 하고, 그중 하나가 영어인데, 동시에 많은 자원을 투자할 자신이 없다는 사실을. "하루 2시간이면 충분합니다!"라고 광고하면 압도당해서 누구도 신청하지 않는다.  




교육 제도 밖을 벗어나도 영어 공부는 영어 공부다. 책상에 딱 앉아 3개월은 빡세게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수능, 토익과 달리 시험, 데드라인, 눈에 보이는 점수, 잔소리하는 선생님이 없을 뿐이다.


단순 재미로, 그래도 무언가 하고 있다는 안도감으로 영어를 하는 거라면 취미로 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실용적 목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게 최종 목적이라면 영어 공부는 중대하고 심각한 인생 과제다.


영어 공부, 할 거면 빡세게,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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