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에 이어서 후회하는 나머지 5가지 영어 공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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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후회하는 일이다. 동시에 지금 수강생들에게도 질리도록 하는 말이다.
필자는 과거 3년 정도 영어 스피킹 공부를 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3개월이다. 왜냐하면, 2년 9개월 동안은 매일 한 게 아니라 하다 말다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2주 열심히 하다가 과제 때문에 접는다. 그리고 또 한 2주 하다가 술 먹고 놀다가 까먹는다. 그리고 또 2주 하다 학교 시험 때문에 그만둔다.
결과는? 처음부터 계속 다시 시작한다. 늘려다 말고 늘려다 만다. 그러니까 2년 9개월 동안 재자리 걸음이었다. 차라리 이럴 바에 맘 편히 놀거나 잠을 자는 게 낫다.
3개월은 매일 해야 한다. 이거 못 지킬 거면 애초에 영어 공부 시작 안 하는 게 낫다.
첫 번째 후회의 연장선상이다. 매일 한다 해도 10분 또는 30분씩 깔짝대면 10년, 100년을 해도 안된다. 이건 마치 런닝 좀 뛰어 보려는데 몸만 풀고 집에 가는 거랑 똑같다.
스피킹 이전에 지문, 영상, 강의 이해하는 데만 해도 10분은 더 걸린다. 아무리 짧은 영상도 정확히 따라 말하려면 30분은 족히 걸린다. 외우는 건 1시간 걸린다. 응용해 보려면 또 1시간 걸린다. 실전은 또 다른 문제다.
따라서 진짜 스피킹을 건드리기 위해서는 하루 최소 2시간은 집중해서 학습해야 한다. 그러니까 자료, 튜터, 커리큘럼 이전에 스피킹 학습 최소 요건은 매일 2시간, 연속 3개월 이상 지속하는 일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그러나 경험적으로 2시간, 3개월이 지켜지지 않으면 뭘 해도 안된다. 3년 중 3개월만 실질적으로 공부했다고 했는데 이때는 못 해도 하루 3시간 이상은 공부했다. (이유는 아래 나온다) 이 정도 하면 2달째부터 실력이 늘고 있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최근 불어를 배우다가 아예 포기했다. 3개월 2시간은커녕 1주일 2시간도 지키기 어려웠다. 이럴 바에 과감히 포기하는 게 낫다. 바쁜 일 다 끝내고 짧고 굵게 제대로 해야 남들과 다른 외국어 학습 성과를 낼 수 있다.
졸업을 하려면 5학점 이상 영어 수업을 이수해야 했다. 모두가 그러하듯이 영어를 못 하므로 가급적이면 듣기 싫었다. 나중에 영어를 잘 해지고 나서 듣고 싶었다. 그러나 부딪히지 않으면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
우리는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고 나서 실전 영어를 접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영어로 진행하는 발표, 면접, 회의 등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완벽히 준비가 됐다고 느낀 적은 없다.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이상 준비는 평생 하는 거다. 게다가, 영어 수업같이 무작정 실전에 도전하지 않으면 애초에 준비도 안 한다.
당장에 쓸 일도 없고 바쁘기도 해서 미룬다. 설령 스피킹 공부를 한다 하더라도 하루 10분씩 찔끔찔끔하거나 하다 말다 하다 말다를 반복한다. 이렇게 여유롭게 하면 10년, 100년을 해도 안된다.
그러나 내일 당장 영어 회의를 해야 하는 사람은 절박하게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에 단순 자기 계발로 공부하는 사람보다 몇 배는 전투적으로 공부한다. 왜 진작에 하지 않았는지 후회한다. 필자도 처음 영어 수업 들었을 때 자괴감을 포함하여 부정적인 감정은 다 느꼈다.
그러나 한 번 겪고 나니 어학원, 영어 어플, 미드로는 결코 범접할 수 없을 만큼 실력이 늘었다. 보통 영어 수업하면 '학점 망하면 어떡하지?' 걱정부터 한다. 이게 포인트다. 학점이 담보로 걸려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필사적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다. 위에서 3개월을 빡세게 할 수 있었던 이유다.
영어는 어차피 해야 한다. 학점도 어차피 따야 한다. 그리고 학점처럼 중대한 게 걸려있지 않으면 열심히 하지도 않는다. 졸업하고 영어로 말할 기회를 찾으려니 학교 영어 수업만 한 게 없다. 1학년 때부터 들을 걸 너무너무 후회한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스피킹을 잘하기 위해서는 라이팅을 더 많이 써봐야 한다. 왜 그럴까?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를 스피킹 한다고 생각해 보자. '흔들리다'가 영어로 뭔지 몰라서 당황한다. 상대방 앞에서 사전을 찾아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상대방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미안하다. "Um... The trees..." 하다가 말하기를 포기해 버린다.
다음에 '흔들리다'가 나오면 또 말을 못 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아무리 영어로 말할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스피킹 실력을 늘리기 어렵다.
이번에는 같은 문장을 써본다고 생각해보자. 라이팅 쓸 때는 기다리는 상대방이 없기 때문에 여유롭게 천천히 써도 된다. '흔들리다'처럼 모르는 게 있으면 사전을 찾아보면 된다. 앞뒤 문장을 볼 수 있는 종이가 있기 때문에 문장 구성도 쉽다.
그래서 'The trees are swaying in the wind'를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 완벽한 문장을 한 번 완성해 봤기 때문에 다음번에 비슷한 문장이 나오면 쓰는 것뿐만 아니라 말하기도 할 수 있다. 반면, 쓰지 못하면 당연히 말하지도 못한다.
상대방과 스피킹은 말 실전이다. 이미 공부한 영어를 시험해보고 확인하는 기회일 뿐이다. 스피킹 하는 기회가 많다고 저절로 스피킹 실력이 늘지 않는다.
스피킹 실력은 라이팅에서 올린다. 모르는 단어, 문법이 있으면 찾아서 공부한다. 복잡한 장문도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어떻게든 완성해 본다. (스피킹으로는 애초에 완성조차 어렵다) 그리고 이렇게 공부한 영어를 스피킹에 써먹는다.
양질전환이라는 말이 있다. 양이 많으면 질은 자연스럽게 개선된다는 뜻이다. 영어 공부에서 특히 참이다. 절대 발화량이 많을수록 자주 하는 실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수능, 토익을 공부했었다면 굳이 원어민 첨삭이 없어도 스스로 고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상당한 어휘, 문법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절대량이 많을수록 말하는 속도 (유창성)이 올라간다. 글을 많이 쓰고 말을 많이 하면 문장 구성 속도가 올라가는 건 자명하다. 그리고 높은 유창성은 더 많은 발화량으로, 그리고 더 많으 발화량은 더 정확한 단어, 문법 (정확도)과 더 높은 유창성으로 이어진다. '유창성 <=> 정확도' 선순환 구조가 이어진다.
반면, 맞고 틀림의 문제에 집착한다면 유창성뿐만 아니라 정확도 잡을 수 없다. 100% 완벽하게 말하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발화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같은 라이팅을 쓰더라도 남들 100 문장 쓸 때 10 문장밖에 못 쓴다. (비록 완벽하게 맞을지라도)
스스로 만들어낸 절대 영어 문장 수가 적기 때문에 체계적인 실수를 발견하기 어렵다. 원어민 전문 튜터가 첨삭을 하려고 해도, 발화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고쳐줄 부분도 없다. 게다가, 실수는 반복해서 경험해 볼 때 비로소 강렬히 인지하고 정확히 고칠 수 있다.
스피킹량이 적기 때문에 유창성은 그대로다. 말하는 속도도 느리고, 정확도도 느리니 계속 영어로 말하기가 꺼려진다. 그 결과, 또 말을 별로 안 하고 그래서 실수도 못 발견하고 속도도 그대로인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다음 글에서는 또 다른 5가지 후회를 살펴본다.
후회 11. 왜 버벅거리는 걸 창피해했을까?
후회 12. 왜 영어 일기를 쓰지 않았을까?
후회 13. 왜 꼭 1:1 대응해서 영어를 외우려 했을까?
후회 14. 왜 무턱대고 전화 영어를 받았을까?
후회 15. 왜 스피킹과 리스닝을 묶어서 공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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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 한국에서도 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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