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규열 Apr 30. 2021

어떻게 영어회화 잘할 수 있어요?

영어회화 잘하는 법

국내파라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누구보다 자신 있게 대답할 자신이 있다. 그런데 할 말이 너무 많아서 횡설수설하곤 했다.


애매한 질문은 몇 개의 세부 질문들로 쪼개면 답하기 쉬워진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영어회화를 잘해질 수 있는지 5가지 영역 무엇으로, 어떻게, 어떤 태도로, 얼마나, 어떤 습관으로로 쪼개서 정리했다.




1. 무엇으로 (자료)

쉬운 자료로 한다. 독해 기준으로 사전 없이 95% 이상 이해할 수 있는 자료 말이다. 


우리는 리딩 실력을 스피킹 실력으로 착각하곤 한다. 냉정하게 본인 스피킹 레벨은 리딩 레벨의 50% 이하다. 이해하지 못하는 영어는 애초에 스피킹 연습조차 할 수 없다. 현실은 이해하는 영어도 스피킹 영역으로 넘어오면 난이도가 확 올라간다.


학습자료로 인기 있는 미드이지만 필자는 반대한다. 단순히 너무 어렵다. 스피킹은커녕 반복 청취, 단어 찾다가 시간 다간다. 입은 거의 떼지도 못하고 말이다. 어쨌든 리스닝, 어휘는 늘릴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끝까지 글을 읽길 바란다.


미드 프렌즈. 나만 어렵나? 나만 재미없나? 


쉬운 난이도에 더해 영상이나 음성 파일이 있는 자료로 공부한다. 왜? 원어민 소리를 듣고 따라 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간혹, 혼자서 큰 소리로 반복해서 읽는 분들이 있다.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왜? 자신만의 틀린 발음, 틀린 인토네이션으로 반복하기 때문이다. 올바른 소리 인풋이 없으면 올바른 아웃풋도 없다. 이러한 이유로 음성 파일이 없는 원서, 영어 표현 책은 비추다. (원서는 애초에 난이도가 높기도 하다) 

CONSTANT를 스피킹할 때 INPUT이 있냐 없냐의 차이


필자가 가장 많이 애용하는 자료는 영어 유튜브다. A) 비교적 또박또박 스피킹 하며 B) 10분 내외 분량으로 끝내기 만만하며 C) 액션신 같은 게 없어서 대사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영어 유튜브도 채널 나름이다. 역시 쉬운 난이도가 관건이다. 댓글에 추천 유튜브 링크를 남겨둘 테니 참고하자.



2. 어떻게 (방법)

한 번 공부할 때 90분 잡고 3단계로 학습한다. 


Step 1. 쉐도우 스피킹 20분

한 문장씩 1번 듣고 3번 따라 한다. 학습 목적은 발음 및 인토네이션 향상이다. 워밍업 단계이다. 일단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후에 외우고 응용도 할 수 있다. 대사를 읽지도 못하는데 외울 수 있을 리 없다.  


처음에는 영어 스크립트를 보면서 따라한다. 소리 베끼기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이때 주의사항으로는 A) 개별 단어보다는 전체적인 음정, 높낮이를 베끼려 하고 B)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영상 속도를 조절하자. 무엇보다 정확히 따라 하는 게 중요하다. 속도는 나중에 자연스럽게 올라오니 가급적 영상 속도를 다운시켜서 시작하자. 


Step 2. 블라인드 스피킹 50분

명심하자. 현실에서 외국인과 말할 때 결코 영어 지문이 눈앞에 떠다니지 않는다. 쉐도잉만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본격적인 스피킹 학습 단계이며 가장 오래 걸린다. 


쉽게 말하면, 한 문장씩 외운다. 혹자는 암기가 필요 없다고 하지만 일정 정도의 암기는 필요하다. 특히 스피킹 초반에는 더욱 그러하다. 가지고 있는 원재료가 없으면 응용도 못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동시통역사처럼 한국어 해석본만 보고 영어로 술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Step 3. 센텐스 메이킹 20분

자료에 나와있는 영어를 그대로 말하는 경우는 없다. 주어, 시제, 접속사 등 본인 상황에 맞게 변형해서 말한다. 문장 암기의 한계점이기도 하다. 


센텐스 메이킹이란 공부한 지문에서 핵심 영어를 하나 뽑아서 그 영어가 포함된 예문 5개를 만들고 외우는 학습이다. 그래야 해당 영어가 어떤 문맥에서 어떤 단어와 쓰이는지 폭넓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지문에 관계대명사가 하나 나왔다. 스피킹으로는 정작 잘 못쓰므로 센텐스메이킹 5문장. 


정리하자면 STEP 1은 발음, 인토네이션 향상, STEP 2는 암기력 향상, STEP 3은 응용력 향상이다. 반드시 정해진 시간대로 할 필요는 없다. 만약 발음이 많이 안 좋을 경우 처음에는 STEP 1에 올인한다. 반대로, 응용력이 많이 떨어지면 STEP 1~2는 20분 안에 간단히 끝내고 STEP 3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3. 어떤 관점으로 (태도)

3가지 태도를 기억하자. A) 스피킹에 올인 B) 짧고 굵게 C) 운동하듯이.


A) 스피킹 올인

혹자는 영어의 4가지 영역인 스피킹, 라이팅, 리딩, 리스닝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반대하고 또 반대한다. 


스피킹 하나만 파도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만큼 생각보다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스피킹 말고 다른 영역을 동시에 다 하겠다고? 그 어느 영역에서도 결과를 보기 어렵다. 이도 저도 안된다. 게다가, 우리는 이미 수능, 토익 때문에 스피킹이 불균형이 심하기도 하다. 


영어 전체가 아니라 그중에서도 스피킹만 레이저 포커스로 집중 학습한다.


따라서 극단적으로 나머지 영역은 무시하고 스피킹만 판다. 2~3번 들었는데 리스닝이 들리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자. 우리의 목표는 리스닝이 아니다. 그다지 중요한 단어가 아니면 몰라도 그냥 넘어간다. 우리의 목표는 어휘력 향상이 아니다. 만약 대부분 들리지 않고 모르는 단어가 한 줄에 2개 이상이라면? 애초에 자료 선정을 잘못한 거다. 


B) 짧고 굵게

꾸준하게 공부하려는 마음이 가장 위험한 학습 태도다. 말이 좋아 꾸준히 공부이지 현실은 "앞으로 남은 시간이 충분하므로 오늘은 걸러도 되겠지"이다.


영어회화는 유산소가 아니라 짧고 굵게 근력 운동이다


최소 6개월 공부하겠다가 아니라 최대 6개월 하고 평생 영어 공부는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견지하자. 최소 개념으로 가는 순간 긴장감이 풀어지기 때문에 게을러진다. 전화 영어 10분씩 1년보다는 차라리 1:1 과외를 2시간씩 1달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C) 운동하듯이

영어 회화는 공부가 아니라 운동이다. 즉, Input보다 Output이 압도적으로 더 많아야 한다. 테니스를 배운다 치자. 100분 중 코치님 설명은 10분이면 족하다. 90분은? 실제로 뛰어다니면서 공을 친다. 


회화는 지식 (코치님 설명) 이 아니라 능력 (직접 처보기) 이다. 입 다물고 인강만 본다면 독해 실력만 는다. 스피킹을 위해서는 인강 들은 내용을 앞 STEP 1~3 단계를 거처 직접 입을 벌려 연습해야 한다. 


경험상 단순 원서 읽기보다 스피킹 학습이 더 피곤하다. 에너지를 쏟아 따라 해야 하고, 머리를 굴려 적극적으로 외우고 바꿔봐야 하기 때문이다. 90분 학습하고 지치지 않았다면 뭔가 잘못된 거다. 



4. 얼마나 (학습량)

매일 90분씩 6개월. 


하루 90분부터 보자. '하루 10분 영어회화'라는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루 10분씩 공부하면 100년을 해도 안된다. 콘텐츠 길이가 10분이라는 거다. 앞서 말한 STEP 1~3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최소 60분은 확보해야 한다. 10분은 스피킹 이전에 리딩, 리스닝에 불과하다.


그리고 6개월. 정확히 말하면 연속해서 6개월이다. 하지만 대부분 2주마다 흐지부지, 또다시 2주마다 흐지부지. 필자가 가장 후회하는 점이기도 하다. 하다 말다 할 거라면 아예 시작하지를 말자. 그러니까 일단 영어회화를 공부하기로 했으면 스케쥴러상 매일 90분씩 6개월은 확보돼있어야 한다. 



영어회화는 복리, 누적 효과가 강하다. 어제 배운 구문 덕분에 오늘 학습 속도는 0.1배라도 더 빠르다. 필자 역시 과거 스피킹 공부한 지 (제대로) 2달쯤부터 '진짜 실력이 늘고 있구나'라고 체감했다. 반대로 말하면, 하다 말다 반복하면 제자리걸음이다. 그래서 열심히 했지만 2년은 허비한 거 같다. 차라리 잠을 더 잤어야 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최소 6개월이 아니라 최대 6개월이다. 그래야 90 분할 거 100분, 120분 치고 갈 수 있으며 목표 달성을 위해 방법론도 치열하게 고민한다.  



5. 어떤 느낌으로 (습관)

6개월 데드라인 외에 또 다른 동기부여 장치가 있다. 일상에서 "이거는 영어로 뭐지?"를 물어보는 습관이다.


카톡중에 '읽씹'이 영어로 무엇인지 궁금하다. 업무 중 '스케줄이 겹치는데요'가 뭔지 궁금하다. 친구랑 수다 중 '제시간에 좀 와'가 궁금하다. 지나가는 광고판을 보고 '저건 영어로 뭐지?' 궁금하다. 핸드폰에 기록해놓고 나중에 인터넷 검색으로 하나씩 채워가자. 


이러한 일상 영어를 위해 굳이 돈 주고 어학원에 갈 필요는 없다. 혼자서 이런 식으로 하나씩 채워나가면 된다. 필자 같은 경우 아래와 같이 엑셀로 나만의 단어장을 정리하고 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메모해 두었다가 이렇게 엑셀로 정리한다


한편, 6개월 x 90분을 단순 의지만으로 지키기는 어렵다. 의도적으로 동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강력한 학습 욕의 원천중 하나는 바로 호기심, 궁금증이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이건 영어로 어떻게 말하지? 저건 영어로 어떻게 말하지? 물어보는 습관이 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어를 잘하는 여러분만의 노하우가 있으면 댓글에 남겨주시길 바란다. 경험에 기댄 필자의 사견이기에 틀릴 수도 혹은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료, 방법, 태도, 학습량, 습관 중 여러분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가? 혹은 다르게 생각하는 점이 있는가?



(광고)

국내파 영어회화 독학법 전자책 출간

5가지 문제점에 따른 5가지 독학법 기술

https://kmong.com/gig/306828


매거진의 이전글 쉐도잉 제대로 하는 방법 (영어독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