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월스트리트 트레이더가 알려주는 투자의 정석
우연하게 책 <디 앤서>를 읽고 글쓴이 '뉴욕주민' 열혈 팬이 됐다.
그녀는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이다. 나는 원래 스스로 동기부여가 잘 되는 편이다. 그런데 그녀의 치열한 삶을 보고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더 가슴이 뛰었다. 그래서 바로 그녀의 또 다른 책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을 구매해서 읽었다.
최근 투자에 관심도 생기고 해서 5가지 키워드로 요약해 보았다.
주식은 차트 패턴, 작전 세력, 내부자 정보 등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인정하는 기업 가치를 반영한 주주들의 소유권 증권이다”
주식 투자? 벨류에이션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것이다. 매수 매도 판단의 유일한 기준은 주가가 아닌 벨류에이션이다. 투자 수익은 곧 현재 시장가와 적정 가치의 차이에서 오는 시세차익이다.
여기서 장기 보유는 1년이 아닌 향후 5~10년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투자가 어렵다가 말한다.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때로는 기관 투자자조차도 중간에 가치 투자를 외면할 때가 있다. 그러나 결국 이기는 건 가치 투자다.
여기서 잠깐! 현실적인 투자 수익률은 평균 리스크 수용도를 감안했을 때 10%이다. 30%니 50%니 하는 건 허상이며 극소수의 일시적인 운이다. 한편, S&P 500 연평균 성장률이 14%라는데 그럼 그냥 이것만 사도 목표 수익률을 상회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의견 있으신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그쪽 IR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면 되잖아
글쓴이가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던 초창기에 특정 수치를 찾지 못해서 공시 자료를 뒤지고 있을 때이다. 그때 옆 동료가 위와 같이 말했다고 한다.
한국 주식보다 미국 주식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발달된 IR (Invesors Relations) 문화이다.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정보는 경영진에게 바로 연락해서 물어볼 수 있었고 이는 모든 시장 참여자가 누리는 당연한 권리다. 반면, 한국에는 IR 부서 자체가 없는 회사가 많다.
미국에서는 공시 없는 내부자 거래가 애초에 불가능하다. 내부자 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미증권거래법 존재해서 내부자가 거래 시 Form 3, 4, 5를 보고서로 올려야만 한다. 투자 정보 접근에 시간적 딜레이는 있을지언정 투명성은 제도적으로 보호된다.
투자 정보는 곧 공시 자료다. 가치 투자가 핵심이고 그 출발은 공시 자료 분석하기이다. 공시 자료만 ‘제대로’ 읽어도 누구나 해당 기업의 모든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많은 리테일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제공하는 공시 자료를 거의 다 읽는다.
절대 어렵지 않다. 고등학교 수준만 모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언어 장벽을 고려한 다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리고 전문 투자자가 아니므로 몇 백 페이지에 달하는 공시를 다 읽을 필요도 없다.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쉽게 설명해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예컨대, 연간 보고서와 비슷한 10-K 보고서가 공시의 꽃이다. 재무 상황, 사업 실적을 모두 담고 있다. 애플10-K를 보고 싶다면 애플 홈페이지 → IR → SEC filing → 10-K를 검색해서 보면 된다.
만약 애플 임직원, 경영진의 연봉과 보상 체계를 알고 싶다? 10-K 대신 위임 권유서 (Proxy Statement = DEF014A)를 검색해 다운받아 Compensation Discussion & Analysis 부분을 보면 된다. 책에서는 직접 스크린샷을 가지고 해당 공시의 의미뿐만 아니라 주요하게 볼 부분을 같이 설명해준다.
공시에는 재무 재표도 포함돼있다. 재무 재표는 뛰어난 기업을 가려내는 게 아니라 좋지 않은 기업 (투자해서는 안될 기업)을 가려낼 가능성이 높이는 용도이다. 단순한 용어 설명이 아니라 재무 재표 해석하는 법을 알려 준다.
예컨대, 월마트는 경쟁사 대비 매출총이익률 (Gross Margin)이 낮다. 그렇다고 재무적으로 나쁜가? 아니다. 낮은 이익률은 영업 모델 문제가 아니라 자사 브랜드 (PB; Private Brand) 개발과 같은 투자금 증가 때문이다. 높은 자본 지출을 감안하면 매출총이익률이 낮다고 볼 수 없다.
같은 섹터 내에서 P/E (우리나라의 PER 개념), EV/EBITDA, PEG 등으로 상대적으로 싼 주식을 가려낼 수 있다. (책에서 용어 설명은 모두 해준다) 그런데 이 수치들은 모두 현재 시장가치로 평가했을 뿐만 아니라 잉여현금 흐름, 성장률, 지속가능성, 수익구조 등 가치동력 (Value Drivers)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글쓴이는 공시 자료와 재무 재표 분석을 통한 벨류에이션에 따른 투자가 현명하다고 주장한다. 즉, 위 지표는 참고 수치일 뿐이고 벨류에이션을 통한 적정 벨류와 시장가에 기반해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적정 벨류 대비 시장가가 낮으면 매수, 반대일 경우 매도이다.
근데 이게 쉽지 않아 보인다. 평소 경제, 경영에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공시 자료 하나 보기도 벅차다. 딱 생각해 보아도 동일 색터 내 기업들 공시 자료 분석, 해당 섹터 전반적인 이해, 주식 시장, 세계 경제 전반적인 이해는 돼어야 그럴듯한 벨류에이션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편으로는,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글쓴이 말처럼 최소 5년 이상은 장기투자해야 하고 많은 돈을 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번 확 공부해 놓으면 그 후로는 재밌을 거 같다.
보통 투자하면 주식, 비트코인인데 그 외에 뭐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알아야 했다. 주식과 반대로 오르는 자산이 있어야 떨어질 때 어느 정도 헤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챕터에서 투자원의 종류와 각각의 장단점을 설명한다.
미국 국채 (U.S Treasuries)
주식과 보통 반대로 움직인다. 증시 폭락 시 채권으로 대거 자금이 이동되는데 그래서 Flight to Bonds, Flight to Safe Haven이라고도 불린다. 대표적인 투자 방법은 미국의 모든 채권을 모아놓은 채권 ETF AGG이다. 주식으로 치면 S&P 500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금리 낮고 금리 하락 예상된다면 중장기 국채 투자가 좋다. 대표적인 ETF로는 IEF (7~10만기) TLH (10~20) SPTL (20~)가 있다. 달러 약세가 예상될 경우 이머징마켓 (EM) 채권 투자가 좋다. 책에 나온 ETFㅇ로는 EMLC, EBND, LEMB가 있다.
경기방어주 ETF (Recession Proof, Defensive, Non-cyclical Stocks)
대표적으로 34개 필수소비재를 모은 EFT XLP가 있다
불황에도 방어 가능한 고배당주 리츠 (부동산)
대표적으로 4% 배당률, 부동산 시장의 70%를 커버하는 ETF VNG가 있다.
금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있을 경우 좋다. 대표적인 ETF로는 GLD
옵션 ETF
커버드 콜 옵션 ETF를 추천했다. 내가 보유한 주식을 다른 사람이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팔아 월 배당을 만드는 ETF다. 변동보다 박스권에서 횡보할 때 좋다. 배당률 11.25%, 나스닥 100을 추종하는 ETF QYLD가 있다.
실용서가 다 그러겠지만 이 책은 읽고 나서 해보지 않으면 얻는 게 0이다. 그래서 이왕 읽게 된 거 영어 공부도 할 겸 (목적이 있는 영어 공부가 최고다) 다음과 같이 실천해 보려 한다.
1. 성장주 1 하나 골라서 한 주만 사기 (일단 사야 재밌을 듯)
2. 지표 비교 +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보기
3. 재무제표 + 공시 보기
4. 다른 투자원들 (국채, ETF 등) 하나씩 사고 공부하기
영어회화 작가인만큼 영어로도 촬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