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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Sep 10. 2021

영어회화 잘해지는 현실적인 과정

나의 영어회화 성장기

며칠 전 유튜브 구독자 한 분이 댓글을 남겨주셨다.


유튜브_국내파 영어회화_댓글


이미 예전에 브런치에 작성했던 내용이지만 유튜브 스크립트 버전으로 다시 정리해보려 한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5년 전] 영어회화 존재 자체를 몰랐음 → [현재] 영어로 하고 싶은 말 다 함


영어회화 발전 추이를 5단계로 정리해봤다.






STAGE 1. 영어회화 시작 전 (6년 전)

수능 영어가 영어 공부의 전부였다. 영어 1등급이었지만 영어회화는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못 하는지조차 몰랐다. 영어로 말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 관심도 없었다.


군대 후임이 캐나다 대학교에 다녔어서 근무 중에 "'~은 영어로 어떻게 말해?'를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돼?"라고 물어본 기억이 있다. "How do you speak ~ in English?"도 영어로 말을 못 했던 것이다.


전역 후 종로 YMB 어학원을 다녔다. 관심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전역 후 원래 다 한 번쯤 다니는 거 아닌가? 반은 중간 정도였지만 사실상 반 사람들끼리 한국어로 떠들었고 영어는 듣는 게 대부분이었다.


한때 토플을 쳤었는데 리딩은 28/30인 반면 스피킹은 18/30 였다. 공부할 때 라이팅, 스피킹은 아예 제쳤었다. 어떻게 공부할지도 몰랐고 설령 하더라도 1점도 못 올릴 거 같았기 때문이다.



STAGE 2. 첫 영어전용 수업 (5.5년 전)

인생 처음으로 본격적인 영어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패기 있게 19학점 중 13학점을 영어전용 수업으로 채웠다.


결론부터 말하면, 1학기가 지난 후 지금 실력의 30% 정도까지 올라왔었다. 그러니까 4개월 동안 '영어로 말을 1도 못 했음' 상태에서 '내 생각의 30% 정도는 천천히라도 표현할 수 있음'로 발전했다.


타전공 = 국제학부 = 영어전용 / 이때 막무가내로 하길 잘했었다


물론, 쉽지 않았다. 한 학기 동안 영어만 했었다. 그도 그럴게 스피킹은 고사하고 영어 설명도 안 들리고 교재마저 읽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능 이후 거의 첫 영어 공부였으니 오죽했을까. 이러한 연유로 인생 처음으로 교재를 미리 예습해 갔다. 안 그러면 따라가기 불가능했다.


이때 했던 영어회화 공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괄호 옆에는 실력 향상에 기여한 정도다.


1. 외국인 친구 사귀기 (10%)

영어 수업에서 일부로 외국인 친구 옆에 앉아서 말을 걸었다. 그래서 같은 발표조도 됐었다. 나아가, '영어로 말할 친구 구함!'이라는 전단지를 붙이고 다녔다. 그래서 실제로 외국인 친구도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영어회화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외국인 친구를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이 트일 거라는 건 순전한 허상이었다.


2. 영어 라이팅 쓰기 (85%)

영어 수업에는 토론, 발표, 에세이 시험이 포함돼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영어로 글을 많이 써볼 수밖에 없었다. 영어로 써보지 않고 토론에 참여하면 당연히 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했었다. 발표도 사전에 스크립트를 쓰고 외웠다. 에세이도 예상 답안을 몇 페이지고 썼었다. 생각해보니 인생 첫 영어 라이팅이었고 돌이켜보니 가장 영어회화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3. 13학점 영어 수업 (5%)

리스닝, 리딩 영역이다. 수업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교수님 영어 설명, 영어 교재를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 영어에 노출되는 건 경험적으로 회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업 뒤로 갈수록 이해 비중이 높아졌지만 그렇다고 그게 스피킹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었다.



STAGE 3. 영어 디베이팅 (5년 전)

가장 뚜렷한 영어회화 실력 향상을 봤던 시기다. 지금 영어 실력의 60% 이상은 이때 다 이뤘다. 또 다른 6개월이 지나고 나서 나의 영어 실력은 '30% 정도 천천히 말할 수 있음'에서 '90% 이상 보통 속도 이상으로 말할 수 있음'으로 올라왔다.


그럼 이때는 무엇을 했을까?


1. 영어 전용 수업 (40%)

기본적으로 전 단계와 똑같이 계속 영어 전용 수업을 들었다. 그러나 같은 노력, 시간 대비 더 빠르게 영어회화를 향상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완벽한 라이팅 없이는 스피킹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반복해서 사용하는 문장이 늘어나면서 중에는 키워드 혹은 라이팅 준비 없이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문장이 생겨났다.


덕분에 1시간 라이팅을 쓰더라도 처음보다 더 길게 쓸 수 있었다. 1분 토론 발언권이 주어졌을 때 처음보다 몇 배는 더 밀도 있게 말할 수 있었다. 학습 가속화 효과다. 잘할수록 학습 속도는 올라가고 다시 선순환으로 더 잘해진다.  


2. 영어 디베이팅 (60%)

추가적으로 영어 디베이팅 동아리에 들어갔다. 가장 빡세게 영어회화를 했던 계기였다. 아무 준비 없이 30분 준비시간이 주어지고 앞에 나가서 7분 동안 영어로 주장을 펼치는 구조였다. 리딩, 리스닝이 없는 100% 아웃풋 스피킹, 라이팅이었다.



여기서 주의사항! 디베이팅이 효과적이었던 이유는 이전 1년 동안 영어 라이팅을 많이 써봤었기 때문이다. 내가 믿는 불문율이 있다. 쓰지 못하는 건 절대 말하지 못한다. 만약 충분한 라이팅이 선행되지 않았다면 시간이 얼마나 주어지든 간에 7분은 결코 스피킹으로 못 채웠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영어 디베이팅은 라이팅으로 천천히만 써봤던 영어 문장들을 더 빠르게 끄집어내야 하는 가속화 장치였다. 라이팅 때는 기다리는 사람이 없으니 생각하며 천천히 쓸 수 있지만 디베이팅은 제한 시간도 있고 상대방도 있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속도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TAGE 4. 외국계 회사 지원 (4년 전)

지금 영어 실력의 10% 정도 실력 향상을 봤던 시기다. 헷갈리지 말자! 외국계 회사에 다녀서 영어가 는 게 아니라 입사 준비 과정에서 또 한 번 실려 점프를 했다.


무엇을 했는가? 결국 라이팅과 그를 기반으로 한 스피킹 연습이다.


영어 자소서를 쓰면서, 그리고 영어 면접을 준비하면서 영어 라이팅을 쓰고 또 썼다. 나의 이야기를 더 유창하게 영어로 다지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 그래서 입사해서 회사일을 할 때는 이미 비즈니스 영어 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편하게 영어를 구사했었다.


솔직히 STAGE 2, 3에 비하면 STAGE 4에서 실력 향상은 미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눠서 언급한 이유는? 영어 면접 아니면 예상치 못한 영어 사용 부서로 이동은 모두 좋은 학습 기회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다.


사실, 이러한 위기감이 없으면 애초에 밀도 있게 영어 공부를 하기 힘들다. 지원 당시 영어에 빠져있었어서 (그래서 외국계만 지원했다) 자소서 쓴다는 느낌보다는 영어 라이팅 공부하는 느낌으로 그 과정을 즐겼었다.     



STAGE 5. 영어 안 씀 (현재까지)

외국게 인턴 종료, 대학교 졸업 후 지금까지 3년 동안은 오히려 영어 실려이 퇴보했다. 여행도 안 다니고 혼자 일하는 나로서는 영어 쓸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어로 말할 일이 있으면 금방 적응할 수 있다. 최근 영어로 유튜브를 찍고 있는데 처음에는 촬영만 2시간 걸렸는데 지금은 30분이면 끝낸다.


과거 경험을 통해서 영어회화를 늘리려면 얼마나, 무엇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기 때문이다. 학습자 레벨에 따라 다르겠지만 토익 800 이상 기본 영어 인풋이 있다면 다음 3가지를 지킨다면 다시 금방 (누구라도) 영어회화를 향상할 수 있다고 믿는다.


1. 매일 2시간 연속으로 3개월 이상

'연속으로'가 중요하다. 중간에 쉬어버리면 저렇게 학습 가속화 효과를 못 본다

2. 70% 시간은 라이팅

3. 10%는 리딩 (인풋) 20%는 라이팅 한 거 스피킹 체화






물론  2~3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하냐가 관건이긴 하다. 언뜻 보면 당연한 얘기 같지만 막상 실천하면 리딩 & 리스닝 99%로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매번 하는 얘기지만 건강 이유로 교환학생을 못 간 건 정말 행운이었다. 한국에서만 영어를 공부했기에 더 전략적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불리하다는 마음가짐 때문에 오히려 어떻게 해서든지 한 마디라도 더 영어를 하려고 했다. 굳이 외국인 친구 옆에 앉고, 영어 전용 수업을 골라 듣고, 하지 않아도 될 질문을 하고, 영어 발표를 필요 이상으로 준비했다. 돌이켜보면 효율적인 학습법들 역시 '나는 불리하니까 더 해야지' 마인드에서 나왔던 거 같다.


이제 막 영어회화를 시작하는 사람들 혹은 고전하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유튜브 영어로 보기

https://m.youtube.com/watch?v=gCCczwLfc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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